연극 추천합니다 이보다 좋을 수가 없네요 별5점

도대체 왜 이 연극을 계속 올리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특별한 재미도 없고 그렇다고 심오한 인생에 대한 성찰도 �陋� 일본극 특유의 기승전결없는 아주 밋밋한 구성전개 등등. 최악이네요.이런 재미도 없고 메시지도 없는 극을 올릴 바에는 우리나라 창작극에 투자를 하고 열의를 쏟는 것이 훨씬 낫겠네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치밀하고 집요한 탐구기록!
그러나 지루하지 않고, 어렵지 않고 무척이나 흥미진진합니다.

과학자들은 늘 냉정하고 비인간적이고..잔인하고..몰인정스런 인물들로 생각했었어요..무척이나 계산적이구요..그치만..이 연극을 통해서 일단 그런 고정관념이 깨졌구요..이 연극처럼 사람들의 고정관념들을 깨는 연극들이 많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2008. 8. 16(토) 오후 4시 선돌극장에서..

보통의 공연장에, 특히나 대학로에서 연극 공연하는 소극장에 가면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배우나 스텝이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핸드폰 꺼 달라 뭐 이런 얘기부터 시작해서 공연 하는 중간에도 관객을 쳐다보고 때론 관객에게 말도 걸고, 관객을 공연에 참여시키기도 합니다. 혹은 관객을 배경이나 그림 취급해서 웃음을 주는 경우도 있죠. 연극열전에서 인기를 모았던 [늘근도둑이야기] 도 관객을 그림으로 설정하여 재미를 주곤 했었죠. 때론 그것이 살짝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사실 그것이 영화와는 다른 연극의 묘미일 겁니다.

그럼 우리가 사실적이라고 느끼는 연극은 또 어떨까요? 한 번 제 글을 보고 다시 생각해 보십쇼. 연극에서 사랑하는 남녀가 이별하는 장면이 있다고 칩시다. 조명은 푸른빛으로 바뀌고, 음악은 애잔하면서도 슬픈 음악이 흐릅니다. 그들은 그런 분위기에서 안타까운 이별을 할 겁니다. 또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연극이나 뮤지컬엔 아무리 많은 배우들이 나와서 말 하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걸 아십니까? 어느 한 쪽에서 대화가 끝이 나면 순차적으로 다른 곳에서 대화를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그간 익숙하게 봐 왔던 연극입니다. 슬플 땐 슬픈 음악이 흐르고, 조명이 어두워지고, 어느 한 쪽에서 대화를 할 때 다른 쪽에선 거의 대화를 하지 않거나 아주 작은 목소리로 흉내만 냅니다. 우리는 그간 이러한 공연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어디 그런가요? 내가 미치도록 괴롭다고 해서 갑자기 암울한 음악이 깔리고 조명이 비춰 주던가요? 내가 스타벅스에서 친구와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데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은 내 얘기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해 주던가요? 아니죠? 이건 상식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연극에선 그런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습니다.

이 연극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당혹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그 흔한 암전 한 번 없습니다. 딱히 주인공을 향해 강하게 내리쬐는 조명도 없습니다. 물론 음악도 전혀 흐르지 않구요. 효과음도 없습니다. 심지어 배우들은 관객을 거의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그냥 자기들끼리 원숭이 관찰한답시고 정신없이 왔다갔다 그러고 끊임없이 대화를 나눕니다. 관객 입장에서 소외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뭐야? 공연을 보러 온 나를 전혀 신경도 안 쓰는 건가?" 하는 말이죠. 분명 그것이 우리의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연극을 공연하는 공연장에서 이런 일을 만나게 되자 너무나 당혹스러워 지는 것입니다.

작품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원숭이를 인위적으로 진화시키는 실험을 통해 인간 진화의 비밀을 밝히려는 [네안데르탈 프로젝트] 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입니다. 생물학, 언어학, 사회학, 농학, 심리학 등등 다양한 것을 전공한 과학자들이 펼쳐내는 이야기는 사실 어떠한 결말을 짓기 위해 달려가지 않습니다. 보통의 연극이라면 아마도 실험을 성공시키기 위한 노력이라던가, 그 와중에 일어나는 암투, 성공에의 환희. 이런 것들을 다루거나 아니면 좌절하는 인간과 고통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랑 이런 것들을 다룰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애시당초 원숭이를 인간으로 만들려면 앞으로 아무리 빨라도 50년은 걸릴거다 라는 것을 전제에 두고 공연을 합니다. 그럼 그 안에서 무엇을 하냐구요?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복잡한 관계에 얽혀 있는 연구원들 사이의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그리고 결국 알려줍니다. 과학자도 우리와 다를 바 하나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질투하고, 걱정하고, 희망을 갖고, 노력하고, 피곤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 작품에는 원숭이가 실제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 작품에서 원숭이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원숭이가 아닌 사자나 호랑이어도 상관없고 돌고래여도 좋습니다. 요는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이야기를 너무나 리얼하게 보여준 겁니다. 우리가 그 동안 리얼하다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말입니다.

15명이나 되는 배우, 끝없는 그들의 대화, 어떤 확실한 결말이 나지 않고 끝을 맺는 공연, 암전도, 음악도 없는 공연. 관객들에겐 굉장히 낯설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제 앞의 여자분은 “색다르긴 한데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건데?” 라는 말을 하더군요. 이 작품에서 기존의 연극에서 얻고 싶은 감동이나 웃음, 공포. 이런 것을 얻으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사람들의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꾸밈없이 마주치고 싶은 분께, 그런 색다른 경험을 몸소 체험해 보고 싶은 분께 이 작품을 진심으로 추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