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각자가 사는 실제적인 삶만큼 극적이고 아이러니한 것은 없다. 아무리 난해하게 비꼬아 놓은 이야기가 있더라도 우리의 삶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만큼 비논리적이고 부조리하긴 쉽지 않다. 다행히도 정작 그런 삶을 사는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럭저럭 삶을 살기 마련이다. [프로즌 랜드]의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놓는 엄청난 일들은 사실 우리의 의지나 계획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전쟁이란 없다.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란 상황도 아..

지루하고 소모적인 전쟁이 수 십 년째 지속되고 있는 도시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이 있다. 평화협정 발표가 있는 날, 밖에서 식량을 구해온 엄마와 집 안에서 방공호를 파고 있는 아빠와 딸 만영은 라디오에서 전해오는 결과를 기대하지만 휴전이 지속된다는 소식에 실망하고 만다. 이들 가족은 국가에서 불법으로 규정한 사설 방공호를 집안에 만들고 전쟁이 터졌을 경우, 사람들을 받아서 때돈을 벌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 가족에겐 전투 중 부상을 당해 바보가 된 아들이 있다.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 몰래 방공호를 파야하는 상황 중에 아들로 인해 옆집 박씨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