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소설가 겸 희극작가인 안톤 체홉은 19세기 말 러시아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근대 단편소설의 거장이었다. 그의 작품은 연극으로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오늘(5월 27일 저녁 8시) 그의 작품인 ‘곰’과 ‘청혼’을 대학로 노을극장에서 보았다. 노을극장은, 극단에서 올려놓은 약도를 따라가니 회화역 1번 출구에서 찾기 쉬웠다. 7시쯤 티켓박스에서 티켓을 받아 마로니에 공원을 산책을 했다. 티켓박스에 앉은 언니 친절하고 귀엽다. 7시40분에 노을극장으로 다시 이동하여 극장 입장 전에 이벤트에 응모했다. ‘나에게 고백이란 000이다’라는 000채워 넣기였는데, 물론 당첨은 되지 않았다. ‘곰’과 ‘청혼’은 희극이어서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편했다.
먼저 ‘곰’이 시작되었다.
남편을 잃은 젊은 미망인이 등장하였는데, 그녀는 세상으로 난 모든 문을 걸어 잠그고 슬픔에 잠겨 있다. 남편이 자기만을 사랑하였는줄 알았는데, 죽은 뒤 침대 밑에서 발견한 연애편지 한 박스를 발견하고는 자신을 속인 남편을 증오한다. 자신은 수절을 하여 진짜사랑을 보여 주겠노라고 스스로 벽속에 자신을 가두려한다. 그렇게 하기를 7년. 어느 날 남편에게 돈을 빌려준 스미르노프라는 지주가 찾아온다. 갚을 돈이 없는 그녀는 며칠 뒤 돈을 주겠다고 하고, 스미르노프는 지금 당장 돈을 달라고 한다. 그렇게 서로 옥신각신 하면서 서서히 그녀의 방과 마음의 창문이 열리게 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이다. 러시아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배우가 우리의 정서를 고려하여서 연기하였으므로 내용을 쉽게 전달 받았다. 분장으로 나이든 하인이 아닌, 진짜 나이든 하인 배우가 등장한 것도 좋았다.
단막극이 2편 이어서 무대설치를 위해 5분의 대기시간을 가진 뒤 ‘청혼’을 시작했다.
이반 바실리잇치 로모프는 스테판 스테파노비치 츄브코프를 찾아와 그의 딸 나탈리아 스테파노브나와 결혼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청혼에 관한 이야기 보다는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싸운다. 또한 자신이 기르는 개가 더 우수하다며 서로 으르렁 댄다. 이는 땅을 가진 지주 계급인 두 사람의 만남이 왠지 연극속의 연극으로 보인다. 즉 너의 땅과 나의 땅, 그리고 너의 개와 나의 개의 결합을 위한 청혼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너무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희곡이므로 그들의 행위는 관객인 우리에게 많은 웃음을 안겨 주었다. 웃음은 삶의 에너지원이 된다. 5월 더워지는 날씨가 삶을 무료하게 만들었는데, 그 무료함을 연극 한편을 보며 웃음으로 물러가게 할 수 있어 좋았다.

러시아 유학시절 문학을 공부하면서 안톤체홉의 작품을 많이 접했습니다.
이 연극에서 공연하는 <곰>,<청혼>도 당연히 접했지요. 사실 저는 이 공연을 러시아에서 봤었기 때문에
이 극단에서는 어떻게 표현할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공연을 본 후 전 만족! 러시아에서 봤을 때 만큼의 아니였지만 이 작품을 배우들이 극중인물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유학시절 생각도 나고 재미있는 공연도 보고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