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아니, 전 세계 어디든 엄마는 슈퍼우먼처럼 여겨진다.
쉽게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빨래를 하고 개고 청소하고 ...
그 모든 것들이 ''아들''이 잠을 자는 사이에 일어 난다.
이 땅의 모든 자식들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새벽 바람을 맞으며 등교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지금 기억해 보면 따뜻한 국물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아침 밥을 거른 적이 없다.
잠이 쏟아지는 눈을 한 채 밥상에 앉아 아침을 먹고 등교하면서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엄마는 몇시에 일어 난 거지?''

연극은 1시간 30분 동안 잔잔하게 흘러 간다.
"엄마, 왜 죽을 병 걸린 거 말 안 했어?" 같은 대사로 관객을 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자식을 걱정하는 엄마의 입으로
"엄마한테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레이. 엄마 원망하지 마레이." 라고 담담히 이야기 한다.

극중 엄마는 큰 욕심이 없다고 자식에게 이야기한다.
결혼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저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 연극을 위해서는 두 가지만 준비하면 되겠다.
휴지와 공연 중간에 부모님께 전화하고 싶은 마음을 누를 수 있는 인내심.

여운이 길게 남는 연극은 아니지만
배우들의 연기 (특히 누나 역으로 나오신 분 ㅋㅋ) 와
엄마 역을 연기하시는 배우분의 선선한 눈빛 연기가 자꾸만 마음 한 켠에 걸려 있다.

리뷰를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엄마가 보고 싶어지는
좋은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