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이라도 밥은 먹고 똥은 싸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대사처럼
어쩌면 오히려 전쟁중이니 연극은 더욱 성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일지도 모르죠.
전쟁을 통해 연극이 가진 힘을 말하고, 그 인물들 사이에서도 각각의 드라마가 있고...
자칫 조금 유치해보일 수 있는 신파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전쟁이란 배경 때문이었는지 그것이 신파스럽게 다가오진 않았던 것 같네요.
보다보니 달나라동백꽃 작품은 어느덧 세 번째 관람이에요.
목란언니까지 하면 김은성 작가님 작품은 네 번째인데...
믿고 볼 수 있는 극단 중 하나로 아예 자리매김한 것 같아요.
우리에게 너무나 보편적으로 다가오는 창작극이기 때문인지...
작품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두말할 것 없이 좋아서 늘 기대가 돼요.
<로풍찬유랑극장> 잘봤습니다.

달나라동백꽃 초창기때부터 관극회원입니다.

예전에 원작인 쇼팔로비치 유랑극단을 봤었는데 연기의 문제인지 연출의 문제인지 작품의 문제 아니면 전부 다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전혀 와닿는 것도 없고 그저 그랬던 연극으로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그래서 로풍찬유랑극장도 보지 말까.. 했지만 부새롬 연출님 믿고 봤는데

그냥 역시.... 란 말밖에 안나오는군요

특히 공연에서 극중 관객들이 실제 관객들을 보는 연출과
부새롬 연출의 작품들에서 이미 몇 번 나오긴 했지만 언제 봐도 벅참 감정을 선사하는 ''가장 슬플 때 기쁜 것처럼 노래하고 춤추는''클리셰.

너무 좋았습니다.

다음 주부터 하는 서울 공연도 화이팅 입니다...! ^^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달동.

너무 좋았어요

로풍찬유랑극단은 전쟁중 극의 감성을 잃은 사람들에게 희, 노, 애, 락을 선사하려한다. 하지만 나와 내아들의 생사와 이웃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이들의 이야기와 철학은 허풍이고, 조롱의 대상이며, 경멸할 뿐이다. 하지만 가문이냐 사랑이냐의 심각한 기로에 놓인 노민호와 주인애(로미오와 줄리엣을 신파극 형식화한^^)의 심각한 애정극이 그들의 심정을 어루만져 주었을까? 그들이 감동을 받는다. 전쟁통에 광녀가 된 끝심이는 극을 보고 허공의 무언가를 고무신에 주워 담는다. 피폐해진 현실을 떠나 잠시 남아있던 사람들의 애환을 간직하고싶었을까. 혹 어떤 감동, 순간에 사람들이 함께 느낀 따뜻한 공기 한줌이었을까. 하지만 그도 잠시. 몇시간의 극이 그들의 현실을 뒤집을순 없었다. 결국 로풍찬유랑극단은 슬픈상처들을 마음에 짊어지고, 마을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몇시간의 연극이, 그리고 배우들의 신사상이 그들에게 미친 영향은 그리 미약하지 않았다. 이견을 바로잡기위한 정의를 넘어서서 악의 존재가 되어버린 자에겐 순수함과 사랑을 깨닫게하고, 그리고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던 이에겐 다홍치마가 되어주었다. 그러고 보면 극은 이들이 말한 것처럼 사람이 왜 먹고살아야하는지 보여주는.. 쌀보다 값진 무엇이 될수도, 극장 밖 꺼진 밝은세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소를 가죽외투로 곰을 털모자로 돼지를군화로 만드는 세상에서 네가 하지 않으면 그 누가 가죽외투가 소의 울음소리를 내도록 털모자가 으르렁거리는 곰이 되도록 군화가 새끼돼지를 낳도록 할 것인가. 호랑이를 방석으로 말을 지갑으로 둔갑시키는 세상에서 네가 연극을 하지 않으면 그 누가 방석을 포효하는 호랑이로 깨울수 있단 말인가. 그누가 지갑을 말의 근육으로 내달리게 할수있단 말인가"라는 대사를 울부짖듯 내지르던 극에 빠진 사내 하가림의 대사가 아직도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