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을 읽고 나서도 무슨 내용일지 감이 안 잡혔다. 일단 보러 갔는데 번역투에 대사가 많고 다 이해하지 못해 지루했다. 1막 끝나고 프로그램북을 읽었는데 약간 이해를 하고 2막을 보니 2막은 좀 괜찮았다. 한 여자의 인생을 나이대별로 나누어 세 여자가 갈등을 겪고 과거의 인생을 이해하고 미래를 부정하는 모습들이 참신했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한 명이자) 세 명이고 그에 비해 정신적으로만 갈등을 겪고 많이 부각되지 않아 부자집을 본딴 큰 세트를 다 채우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허전했고 중간중간의 텀이 느껴져서 아쉬웠다.

어떠한 모습이든 나도 모르게 상상하고 있었던 미래가 이미 겪어본 나의 인생이라며 앞으로 당장의 나의 앞날도 보지 못하는데 내 당장보다도 더 머나먼 미래까지도 알고 있는 나. 복잡하면서도 그 때 그 나이대의 의식의 흐름이란 아직되어보지 않은 그 나이대임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대입해서 생각해보니 우리 엄마의 모습을 그저 이해하고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나도 그렇겠지? 생각도 들었고... 죽음의 문턱 앞에 있게 된다면 그 땐 참 뭐가 그렇게 두렵고 떨렸는지 하며 무엇을 해도 아름다울 그 때니까 무엇이라도 감사하며 일 할 걸... 후회할까봐 물론 그것조차도 나의 몫이겠지만... 그래도 후회없이 살고픈 지금은 무엇을 해도 두렵고 떨지 않고 감사히 행복히 묵묵히 걸어가고 싶다. 지금의 내 모습에 맞게끔.

연극에 나온 세 여인의 극 중 나이대 역할들을 한번씩 다해보고 싶은 나의 로망이 된 연극이다.

무대장치만 좀 볼만할 정도. 소화되지 않는 번역언어와 담론을 그대로. 극속에서 배우들에 의해 살아나지 못하는 전형적으로 남자의 담론으로 써낸 여자들 얘기.막내배우의 연기는 최악.1막은 끝간데 없이 지루. 2막은 형식만 특이한게 볼만함. 그나마 박정자님의 카리스마가 관중의 시선을 모을정도.

1막은 좀 지루했고 2막이 재미있는데 2막을 즐기기 위해선 1막에서 언급되는 요소들이 필요함. 길이 조절을 좀 했으면 좋았을 텐데

2막에서의 의미있는 대사들과 박정자 배우의 열연이 주는 울림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