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보고 나서, 귓가에 남는 말이었습니다.

인생을 마무리할 때 즈음해서 무언가 새로운 깨달음이나 뉘우침이 왔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보다 나은 것일까?

그 깨달음과 뉘우침이 타인 - 그가 나의 피붙이 일지라도 -의 인생을

뒤흔들 수 있는 것이라면 특히, 어떻게 해야할까?

'도문'은 모든 것을 '올바로' 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가

저 세상 사람이 되고 만다.

젊은 과부가 된 술집 여자는 스스로를 인정받기 위해서라며 그의 재산을 탐하고,

아들 1은 아버지의 굴비상자, 사과상자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치다, 돌아가신 아버지 앞에 선다.

그리고, 그의 아들 2, 외삼촌이라 알았던 그의 친자식은 묵묵히 그의 문상객들을

맞고 형 - 아들 1-의 옆에 서 있다.

자신의 아들을 비리소 대면하고, 절규하며 울부짖는 어미가 몹시도 구슬픈 장면으로

기억된다.

'도문'은 결국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였다. 다만, 그가 남기고 간 자식과 어미가

만날 수 있도록 했을 뿐. 무엇이 옳았던 것인지, 그는 끝내 스스로 풀지 못한 것이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모든 것을 바꿔놓을때..

그리고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고 생각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잔잔하지 않은 사건들을 매우 잔잔하고 차분하게 엮어나가는 연극이다.

분과 설움과 원망을 속으로 한없이 삼키는 배우들을 보며

왠지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연극을 보고 난 뒤에 더 많은 것이 남는 연극,

연극이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