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갔던걸까?? 전체적으로 소리가 크게 울리펴지지 않아
아쉬웠던 공연이 아닌가 싶다.
베토벤 필 공연은 2008년 11월 29일 초연 이후 두번째 관람인데 성남공연과 세종공연의 차이점은
성남공연이 클래식 맛보기 연주였다면보다는 세종문화회관에서 한 공연은 훨씬 클래식 공연
다운 모습을 보여줘서 그점에서는 흡족했다.

성남 초연당시 5분 지각으로 공연장에 들어가니 이미 F.v.Suppe / Light Cavalry 은 끝났고
서교수님 작품 해설해주시고 계셨더랬는데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때는 일찍가서
차분한 마음으로 첫곡부터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성남공연때는 초연이라 그런것도 있겠지만 뭔가 준비가 덜 된 어수선한 느낌이 드는 공연이었는데 그도 그런것이 공연에는 정규 프로그램이 있기 마련인데 프로그램에는 있는 공연을 스킵하고
공연 중간에 다른 연주자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등 다소 이벤트성이 짙은 공연이었으나
이번 세종공연때는 정규 프로그램대로 진행되었고 곡 연주도 과도한 편집을 없애고
각 악장별로 끝까지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러한 부분이 좋았다.
물론 의자 등받이에 붙어있는 화면을 통해서 "베토벤 바이러스" 의 하일라이트 장면을
보여주면서 곡의 해설을 동반하는 서희태교수님의 공연 진행방식도 신선했다.

두번째 곡인 헨델의 "날 울게 하소서"는 성남공연때는 오보에 솔리스트가 나와서 협연을 했는데
이번공연에서는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님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한데 어우러져 멋진 공연을 보여주셨다.같은 곡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연주하는걸 들으니 참 느낌도 색다르고 다채로운 느낌을 주어 좋았다.

세번째 곡은 바이올린 솔리스트가 나와서 같이 협연한 곡으로 처음에는 프로그램을 정확하게 인지 하고 간것이 아니라 지금 연주되고 있는 곡이 무슨 곡인지 한참 생각했는데 일전에 부천필에서 같은 곡을 연주했던 것을 들은 적이 있어서 그때와 비교하면서 천천히 곡을 생각하다보니
"찌고이네르바이젠"이라는게 떠올랐다. 송원진님이 바이올린 솔리스트로 연주하셨는데
빠른템포의 선율이 찌릿하기도 하고 때론 아름답기도 하고 다이나믹한지 자리가 워낙 앞이다보니 송원진님 표정 하나하나가 선율과 함께 느낌을 표현해주고 있어서 더 생동감 넘치고 멋지게 느껴졌다. 이 곡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곡이라는걸 새삼느꼈다.

그리고 1부 마지막곡인 베토벤 피아노 콘체르토 5번 "황제"는 원래 서혜경님이 협연하시기로 되어있었는데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미국에 가셔서 서희태교수님이 다른분께서 협연을 하시게 되었다는 양해의 말을 하셨는데 나름 서혜경님 협연을 기대하고 한달전부터 표 예매하며 기다려온 나로써는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서희태교수님 말씀이 오늘 연주하실 이분은 서혜경님과 달리 상당히 섬세한 연주를 하시는 분이시라고 하셨는데 진짜 그말씀 그대로 피아노 연주가 어찌나 섬세한지 터치감이 서혜경님의 파워풀한 연주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연세대 음악과 교수님이시라고 하셨는데 성함은 기억안나지만 연주 너무 좋았어요~)
황제가 전체적으로 주선율이 자주 반복되고 느리고 우아한 곡이라 좀 지루한 면이 없지않은 그런 곡인데 너무나 섬세하고 부드럽게 연주를 하셔서 지루한줄도 몰랐다.

그렇게 1부가 끝나고 인터미션때 음료수라도 마시려고 로비로 가는데 이날 공연에 이순재선생님도 오셨다고 공연장 곳곳에 있을 베바 스텝과 연기자들을 찾아보라는 서희태교수님 말씀에 팬들 술렁이고 주변을 둘러보느라고 다들 바빠보였다. 다소 소란스럽기도 했다.


2부 첫곡은 성남때처럼 P.Mascagni / Cavalleria Rusticana Intermezzo 였는데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곡이라 집중하면서 들었는데 뭐랄까...베토벤 필 연주자들이 많이 피곤했나?? 현악파트에서 조금씩 음이 틀린 부분도 있었고 템포도 빠른것 같았고 어딘가 박자가 전체적으로 어그러진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도 빠른템포는 앞부분에서 잠깐 그랬고 전체적으로는 아름답게 곡이 마무리되었다.

두번째 곡은 E.Morricone의 Gabriel's Oboe 였는데 이곡 연주 전에 모니터로 넬라판타지아로 가는 장면을 보여줬는데 다시보는 명장면이니 만큼 너무 감동적이었다.
한가지 불편했던 점은 오보에 솔리스트가 따로 나와서 연주한게 아니라서 앞자리에 앉은 난 솔리스트를 못봤을 뿐이고!! 난 어떻게 연주하는지 그 모습이 보고싶었을 뿐이고!!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세번째 네번째 곡인 "마에스트로"와 "열정의 힘"은 드라마ost곡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하는 건데 일전에 성남에서 들었던 곡이라 크게 신선한건 없었지만 역시 CD로 백날 듣는 것보다는 이렇게 직접 듣는 생음악이라 그런지 느낌이 상당히 좋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에는 ost중에서 특히나 즐겨들었던 "Passion"을 듣고 싶었는데 성남 공연때와 똑같은 레파토리일 줄이야...

원래는 "합창"이 마지막 곡이었으나 서희태교수님이 순서를 조금 바꿔서 연주하겠다고 하셔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환희의 송가를 먼저 연주했는데 합창단원들이 나와서 함께 한 공연이니 만큼 그 웅장함이란 정말 크게 다가왔다. 드라마처럼 쌩뚱맞게 솔로부분 스킵하는거 아냐?? 내심 의구심을 품고있었지만 다행히 4악장 전체를 연주해서 그부분에서는 만족했다.

근데 세종문화회관이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건지 영 소리가 퍼지질 않아서 답답한 느낌이 든것은 사실이다. 합창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맛이 있어야 감동도 배가 되는데 이건 뭐 3번째 줄에 앉아있어도 그냥저냥 이러니 같이갔던 일행중 뒷줄에 앉은 분도 계셨는데 소리가 잘 안퍼져서 큰 감동은 없었다고 하는걸 보니 뒷줄이랑 2층 3층에서 공연보는 사람들은 오죽 답답할꺼야!!
내딴에는 3째줄이라 너무 앞자리를 예매했나? 5~10줄이 젤 좋긴한데...고민 좀 했는데 더 뒷자리에 앉았으면 작은 소리에 답답해서 속터질뻔했다. 그래도 합창은 감동적이었다.
연주전에 10회 하일라이트까지 봐서 그런지 감동 어찌나 밀려오던지....
혼자서 마음속으로 드라마 영상들을 떠올려봤다.

마지막 곡은 Josef Strauss / Ohne Sorge Polka schnell op.271였는데 "하하하하" 이걸 처음엔 수줍은 관객들이 립싱크를 하는 바람에 서교수님 인상찌푸리시면서 우릴 웃게만드셨는데 경쾌한 곡답게 즐거운 마무리였다.

성남 공연 정규 프로그램에 있던 Johann Strauss Ⅱ / Unter Donner und Blitz를 앙코르 곡으로 연주하시고 또 한 곡 더 연주했는데 천둥과 번개 이곡 역시 성남공연에서는 정규 프로그램에 있던 곡이라 새삼 스러울건 없었지만 마무리하는 곡으로는 경쾌한 느낌의 밝은 곡이라 상당히 좋았다. 앙코르는 위의 폴카 두곡이 연주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워낙 짧은 곡들로 맛보기만 보여줬던 성남공연때는 연주를 듣는 시간보다 박수치는 시간이 더 길었던것 같다.
서울공연 뒤에 지방투어도 있다던데 평소 클래식 공연을 어려워하던분들은 한번쯤 가보면 좋을것 같은 그런 공연이 아닌가 싶다.
서교수님 입담도 재밌고 드라마를 통해 익숙한 곡들 위주로 연주를 하니까 지루하지도 않고 클래식에 대한 부담도 덜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클래식을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서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공연이 아닌가 싶다.

드라마 영상과 클래식을 함께 접목한 것은 새로운 시도였던것 같습니다.
예전에 짤쯔부르크에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에 다녀왔을때(영화와 배경지를 접목한 것)와 유사한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드라마 내용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아이들과 모두 만족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들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1. 우선 총평드립니다. 정말 재미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부인, 아들과 함께 봤는데요. 다들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2. 서태희(?) 지휘자님 설명 정말 너무 재미있고 알기 쉬었습니다.
3. 연주도 훌륭했고 공연 하나하나가 이해도 쉽고 또 이해가 되니 감동 2배였습니다.
4. 특히, 울게하소서 부른 이아경(?)님과 바이올린 협주해 주신 아무개님, 피아노 연주해 주신 교수님 등등 다들 잊지 못 할 겁니다.
5. 베토벤 합창....그 한곡을 위해서 무대에 서신 60명의 합창단원들 모두 감사합니다.
합창....아 정말 눈물 나더군요..ㅎㅎ

클래식공연과 드라마가 연계된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경험

클래식공연을 처음으로 가본 저로써는 너무나도 좋았던 공연이었습니다

평소에 너무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클래식 음악과 좀더 친숙해 질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아쉽다면 한 곡 한 곡이 끝나고 그 짜릿한 침묵을 즐기지 못했던 환경이 아쉽네요

박수를 너무 빨리 쳐서요 -_-

다른 클래식 공연도 가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