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개의 하늘" (작,연출:최철 출연:서민균, 이현주 제작:문화창작집단 날, ''날''과 함께하는 사람들 극장:성균소극장 별점:★★☆☆☆) "반도체 소녀" 를 만든 문화창작집단 날의 작품이다. 찾아보니 2006년도에 "코뮌" 이라는 제목으로 올려졌던 공연이다. 1983년에 이른바 운동권으로 살아 왔던 두 청춘남녀를 통하여 현재까지의 중요한 사회 이슈를 아홉개의 장면으로 나타내고 있다.

오늘 극장 만석이라 옹기종기 앉아서 봤습니다. 옆 사람 숨결도 느낄 수 있었어요. 9개의 장면, 9개의 하늘...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며 현재의 상황과 과거가 연결돼 관객을 빨아들입니다. 연극을 보면서 왜 이렇게 됐을까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나 반성하게 됩니다.

연기는 좋았는데 내용이 좀...

아르코 극장에서 연극 아홉개의 하늘의 공연 정보를 처음 접하고서 어떤 내용의 2인극일까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고 계신 우리네 부모님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부모님과 함께 관람하기 위해 올해 유난히 화창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 날에 대학로 성균소극장을 찾았습니다. 연극 아홉개의 하늘은 20대의 청춘 남녀 기영과 인선은 군사 정권과 독재에 맞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신념을 가지고 투신했던 학생 운동에서 만나 점차 서로에게 이끌리게 되면서 33년의 시공을 초월한 로맨스 연극이었습니다.

작고 아담한 소극장이라서 객석과 무대가 가까이 위치하여 배우님들의 연기와 호흡을 보다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연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영과 인선의 만남, 청춘을 바쳤던 학생 운동과 좌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들, 남겨진 자와 떠나간 자들, 그런 대한 민국의 어두웠던 역사를 묵묵히 위에서 지켜보아 왔던 푸른 하늘에 대해서 공연이 끝난 이후에 진한 감동과 오랜 여운이 가슴속에 스며들며 귀가하는 동안 많은 것들 생각해 보게 해주는 한편의 순수 문학 작품과도 같은 잔잔한 연극이었습니다.

혁명, 마르크스 이론, 붉은 광장, 진보 정당등 정치적인 용어들과 표현이 일부 등장하기는 하지만 정치색이 짙은 사상적인 연극이라기 보다는 80년대의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어두웠던 현대사를 배경으로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을 느끼지만 서로 스치듯 어긋날 수 밖에 없었던 남녀의 안타깝고 슬픈 사랑과 연인에서 식구로 변하는 과정을 표현하기 위한 시대 배경으로서의 묘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묘사되는 80년대에 민주주의를 위해서 치열하게 투쟁했던 세대가 있었다는 것을 느끼며, 어둡고 숨기고 싶은 역사도 똑바로 응시하는 시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일반 관객에 불과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문제를 제기하는 연극이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기영역의 서민균 배우님과 인선 역의 이현주 배우님 두 배우님들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기와 33년의 시간을 함께한 연인으로서의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호흡은 단연 일품이었습니다. 서민균 배우님의 차분한 목소리의 연기와 이현주 배우님의 격렬한 감정이 대비되는 연기 구도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푸른 하늘을 묘사한 무대와 비가 내리는 연출 및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심연으로 시작하는 도입부와 시대를 반영하는 노래들 모두 연극에 몰입하게 해주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헤어져도 같은 하늘을 올려다 보면 되는거야], [꿈이 내 몸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는 이미 꿈과 함께 살아가고 있어], [하얗고 까맣게 너를 잊겠어]와 같은 감성적인 대사들과 극중 기영이 독백하듯 뱉어내는 시 구절들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만 같습니다.

너무나 멋진 예술 연극을 오래도록 가슴속에 담아 기억하겠습니다. 마음속에 책갈피로 끼워 두었다가 힘들거나 슬픈 일들이 있을때마다 혼자 살며시 펼쳐봐도 되겠지요? 저와 부모님께 평생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해 주셔서 다시한번 이자리를 빌어 극단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연극 아홉개의 하늘이 마지막 공연까지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되기를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다음에 더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나뵙게 되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왜 아홉개의 하늘인지 잘 모르겠다.
두사람이 만나 살아온 시간들...
내가 살아온 시간들...

조금 답답함을 느꼈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사람사는 세상인데...
그들이 원하는 세상은 무엇인지...

작은 소극장을 가득 매운 사람들...
텅비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민중가요를 피아노로 연주하니 그것도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83년 이후 2014년일줄알았는데 중간여정으로 가득채우고
2014년은 그저 순간으로...
그것도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