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온가족이 친정에 올라가야 될 사정이 생겨서 대구에서 서울까지 새벽기차를 타고 도착했죠 일이 바쁘다보니 친정에 온 것이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온 김에 서울나들이도 할겸 딸내미한테 물어보니 연극을 보러 혜화역에 혼자간다구 하더라고요. 저는 연극을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기두 하구 따라나섰습니다. 입장하는데 노란리본이 있으면 할인해준다길래 이 분들은 그 사건을 잊지않고 기억해주시는 참 고마운 분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침 가방에 달고있던 뱃찌와 리본을 보여드리구 할인 받았습니다. (대구에서는 시내에서 지금도 가끔씩 노란리본을 진행하구 있더라구요.) 2016년 4월 16일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남겨진 아이들은 너무 큰 아픔과 상처를 감당하면서 살아가야 하구나, 남겨진 가족들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었겠구나. 그 사람들을 잊지않고 내 가슴에 새겨넣는것이 그들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구나. 오늘 첫 연극도 그랬어요. 참...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일어날지도 모를 정말 그런 일들. 연극이 코믹스러운 것 좋아하지만 진짜 연극이라면 감동과 교훈을 줘야겠지요. 그분들에게 참 미안하고 너무 미안합니다.

포스터를 보면서 이렇게 빨려들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홀로 서 있는 한 여자의 미소와 그 미소가 주는 뭔지 모를 감정...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이라는 문구가 왜 이렇게 내 가슴을 아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소극장으로 들어섰다. 사실, 연극에 대해 알아보면서 세월호에 관해 언급이 되었는데 이것은 함부로 얘기 할 수 있지도 않고 함부로 이야기가 되어서도 안되지만 그 이후에 사람들은 자기의 본분으로 돌아가다보니 점점 잊혀져갈 수 밖에 없었던 거 같다. 그 많은 눈물을 흘리고 간절히 기도했던 나 조차 시간이 흐르다보니 아픔이 무뎌졌다. 그러나 우리는 그래서는 안된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아빠를 잃은, 엄마를 잃은, 누나를 잃은, 형을 잃은, 동생을 잃은... 어쩌면 내 가족이 되었을지도 모를... 잊어서는 안될 사건이기 때문이다. 좌석에 앉았을 때, 은은한 조명의 아래의 하나의 마루와 나무.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낀건 나 뿐이었을까. 누군가를 안을 수 있다는 용기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은 혼자서는 해낼 수가 없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기에 함께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이 글에서 나는 고백하고 싶다. 잘 울지 못했던 내가. 울줄 알게 되었다고

재미있어요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연극입니다.

극단 미인이 선보이는 <너를 향해 활짝>(작, 연출 김수희)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기억을 가지고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아직도 진실은 확인되지 않았고 그 사이 시간은 흘러 벌써 2년이 지났다. 오래 된 세월호의 이야기에 피로도를 느낀다는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시간, 같은 사회를 사는 사람이고 아직도 진상 규명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사고의 슬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같은 시간, 같은 사회를 사는 사람들이다.



<너를 향해 활짝>은 세월호 이야기를 우리 주변과 일상으로 녹여낸 연극이다. 성여진, 조주현, 안창환, 강해진 네 배우가 만드는 이야기들은 사고와 관계된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광화문에서 서명을 받기 시작한 작가 수현, 아직까지 미래가 불안정한 노을,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가진 진수 등 우리 주변 인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수현은 사고에 분개하면서도 가끔 자기의 일상에 웃음과 행복을 꿈꾸는 자신의 모습에서도 알게 모르게 느끼는 마음의 빚을 미묘하게 표현한다. 그들이 ‘세월호’에 대한 태도로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그 사고로 충격과 상처를 입은 것은 분명하다.



<너를 향해 활짝>은 ‘외면하지 말고 기억하자’는 직접적인 메시지에서 더 나가 우리 삶 속에서 그 메시지를 가져갈 수 있는 힘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팍팍한 세상을 살기에 지치기도 하고 버겁기도 한 평범한 우리가 그 큰 상처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 삶을 그대로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고민을 ‘나’의 그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열고 같이 이야기 해 보고자 했다.


<너를 향해 활짝>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대해서 사람과 사랑, 그것이 ‘답’을 얻기 위한 힘든 풀이 과정을 지치지 않고 견디고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