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을 잘 한 것 같아 재밌게 봤습니다

오늘을 영영 잊지 못하게 됐습니다. 아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너무 많은데 벅찬 마음을 머리가 따라잡지 못하여 차마 적을 수가 없어요… 옹과 처를 모두 떼고 훨훨 날아가는 옹처, 아니 천선녀 이야기가 참 좋았어요. 허옹을 선택하고도 주눅들지 않는 선녀, 자기가 선택한 배우자를 그 정체와 상관없이 사랑하는 선녀, 진옹의 기다림을 허용할 수 있는 대범한 선녀, 그럼에도 진옹을 섣부르게 용서하진 않는 꿋꿋한 선녀! 그런 1부를 열심히 웃고 기쁘게 응원하며 보냈는데 2부에는 눈물 뚝뚝 흘리면서 보냈어요. 수특 속에 살던 기구한 여자가 눈앞에 나타나서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데 너무너무 안아주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덴동어미를 안아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았고 역시 타인을 안아주는 덴동어미가 좋았어요. 120분 내내 모든 배역들을 보고 듣고 싶어서 바빴었네요… 정말 좋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보러 가고 싶어요. 국극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내용 면도 정말정말 좋았는데 우리 소리를 오랜만에 들으니 아직 공연에 녹아들기 직전에는 세상에 어쩜 이런 소리를 내시지 감탄을 거듭 또 거듭했었네요… 어디 현실 바깥에 다녀왔던 것 같아요

에너지와 해학. 몸짓과 작창 굿. 도사가 진옹에게 부적주게된 부분, 극적 표현이나 맥락이 좀 미흡해 여기 대본 한군데만 좀 수정하면 더더 좋을듯하나, 국악 별로 안좋아하는 내가 흥겹고 빵빵 터질만한 우리말 맛과 흥이 송년회 취향무관 딱 좋았음. 길면 인터미션때 귀가해도 값한다. 덴동어미..는 약간 힐링 스토리. 2024년 작품다운 모던함과 빠져드는 연기, 개성다른 두 작품 가성비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