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으로서 갔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이 너무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한번 더 가보고싶은 공연입니다.
강추 최고로 강추합니다.

자신의 세상을 벗어나 멋진 여성으로 성장하기까지 설리반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그 헌신을, 나는 오래 전부터 사랑해왔고, 또 그에 힘입어 살아가기를 터득해낸 헬렌 켈러의 삶을 나는 존경해왔다. 예전 서프라이즈 TV 프로그램에서 설리반 이야기를 다룬 이후로 나의 롤모델은 오래 전부터 설리반이었다. 한 영혼을 발견해주고, 포기하지 않으며, 움트기까지 기다려주며 독려해주는 것. 설리반은 다른 선생님의 지극한 사랑의 헌신으로, 그리고 헬렌 또한 내리 사랑을 가진 설리반의 헌신으로, 서로의 삶을 살려냈다. 그런 나는 우연히 이리저리 인터파크 티켓 서핑을 하다가, 헬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극 설명을 보고,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바로 공연을 예매했다. 오늘부터 시작된 공연, 3시가 첫 공연이었는데, 나는 6시인 두 번째 공연에 갔다. 관객 참여형인 줄 모르고 갔는데, 얼떨결에 극에 참여하고 있었다. 다른 관객들은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 궁금하긴 하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배우들이 맡을 수요일 날 공연을 보러 오고 싶다. 이 극을 통해 볼 수 있었던 것은 헬렌의 일상 속 작고 소소한 인간다움이었다. 세심하게 연출해낸 헬렌은 매우 사랑스러웠다. 우리들과 다르지 않은 소녀같은 여인. 귀도, 눈도, 입도 막혔을 때의 마음을 잘 녹여내 표현해 낸 어린아이 역할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연설을 앞두고 긴장한 내색이 엿보이는 나이 든 헬렌 또한 섬세하게 잘 표현해냈다. 마지막 나이 든 헬렌이 읊조리며 연습하던 연설을 찾아보니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의 책 내용과 동일했다. 언제 한 번 이 책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