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무용의 혁명가’로 불리는 故피나 바우쉬(Pina Bausch)의 유작 중 하나인 <스위트 맘보>가 내달 말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스위트 맘보>는 피나 바우쉬가 타계 1년 전 독일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남녀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그린다.
 
“무용을 근본적으로 재창조했다”…피나 바우쉬는 누구?
피나 바우쉬는 LG아트센터 개관 기념작이었던 <카네이션>을 비롯해 <마주르카 포고><러프 컷>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이미 여러 차례 충격과 매혹을 선사한 무용가다. 1940년 독일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녀는 다섯 살에 무용을 시작, 뛰어난 유연성과 집중력으로 주목받으며 14세에 폴크방 발레학교에 들어가 수석으로 졸업했고, 이후 미국 줄리어드 스쿨에 특별 장학생으로 진학했다. 당시 뉴욕 매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무용수로 활동하던 그녀는 돈을 아끼기 위해 레몬과 설탕 조각 등으로 식사를 때우며 무용에만 매진했다고.
 

<스위트 맘보> 공연 사진

이후 독일로 돌아와 1969년 쾰른 콩쿨에서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낸 시작한 피나 바우쉬는 1973년 부버탈 시립극장 발레단(이후 부버탈 탄츠테아터로 개명)의 예술감독이자 안무가로 취임하면서 기존의 무용 양식과는 전혀 다른 ‘탄츠테아터’ 장르를 본격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녀가 를 필두로 선보인 공연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공포, 불안, 고통, 행복 등의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게 했고, “무용을 근본적으로 재창조해냈다”(안무가 윌리엄 포사이드)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초기에 피나 바우쉬의 공연은 그 파격적인 형식으로 일부 관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수잔 손탁, 피터 브룩 등 유명 연출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점차 전세계로 명성을 넓혀갔다. 지금까지 30년간 피나 바우쉬의 작품은 세계 여러 도시에서 호평 속에 공연되고 있다.
 

다양한 남녀 관계·심리 담아낸 <스위트 맘보>
내달 펼쳐지는 <스위트 맘보>에는 오랫동안 피나 바우쉬와 함께 작업해온 10명의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무대 위를 달리고, 스스로 물을 끼얹고, 관객에게 말을 거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남녀 간에 발생하는 여러 관계와 심리를 묘사한다. “당신은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먹나요?”, “사랑에 대한 당신의 느낌은 어떤가요?” 등의 수많은 질문을 무용수들에게 던져 그들 고유의 생각과 동작을 이끌어냈던 피나 바우쉬의 작업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긴 무대다.
 
피나 바우쉬의 오랜 예술적 파트너인 피터 팝스트(Peter Pabst)가 디자인한 무대도 주목된다. 하얀 커튼으로 덮인 간결한 무대 위에 독일의 흑백 영화 <파란 여우>(1938)가 투사되고, 그 위에 무용수들의 다양한 움직임이 펼쳐질 예정. 피나 바우쉬만의 독보적인 스타일과 인간을 향한 깊은 성찰을 만나볼 수 있는 <스위트 맘보>는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LG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