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다양한 무용을 만나볼 수 있는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가 올해로 19번째 문을 연다. 이번 축제는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15일까지 22일간 프랑스, 스페인, 한국, 포르투갈 등 17개국 42개 단체의 39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장르를 다양하게, 엄선해서 보여드리는 것”이 시댄스의 특징이라고 밝힌 이종호 예술감독의 표현대로 알차고 풍성한 공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세계무용축제를 주최하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는 지난 18일 이번 축제의 시작을 알리며 시민청 태평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이종호 예술감독, 최준호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조직위원회 예술감독, 안성수픽업그룹의 안성수 안무가, 전미숙무용단의 전미숙 안무가, 리케이댄스의 이경은 안무가, <남미&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 2016>에 참여하는 이세승, 베로니리나 쥘리 야리소아(마다가스카르), 후안 카를로스 아레발로 오리아스(볼리비아), 마리아 엘레나 필로메노 누녜스(페루) 안무가가 자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프랑스 포커스’와 ‘스페인 특집’, 더 풍성해진 ‘후즈 넥스트’ 등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었다.


1.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 포커스’
매해 특정 국가의 무용에 무게를 두어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시댄스가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프랑스’에 주목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현대무용의 중심을 미국에서 프랑스로 옮겨 왔다는 평가를 받는 ’누벨 당스(Nouvelle danse)’ 거장들의 무용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누벨 당스는 1970년대 말 프랑스에서 생겨난 새로운 무용의 흐름으로 영상예술 기법을 더하거나 연극적 시도를 하는 등 표현의 다양성을 중시한다.
 

프렐조카주 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카를린 칼송 무용단 < Black over red >
 

발표하는 작품마다 신선한 파격과 열정으로 관객들을 열광시킨 프렐조카주 발레단은 그들의 대표작으로 구성된 <갈라 프렐조카주>로 시댄스의 시작을 알린다. 고전발레와 현대무용의 경계를 넘나드는 프렐조카주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뒤이어 누벨 당스의 선구자 카를린 칼송의 무용단이 3편의 솔로로 구성된 <단편들>을 선보인다. 그 중 색면추상화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한 < Black over red(로스코와 나의 대화) >에 70대 중반의 카를린 칼송이 직접 무대에 오른다.

2. 플라멩코만 있는 줄 알았지? 그럴 리가! ‘스페인 특집’
이번 축제에서는 프랑스 외에 ‘스페인’의 다양한 무용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종호 예술감독은“몇 해 전부터 아시아 무대 진출을 위한 스페인의 요청이 있었다. 유럽 국가에서는 스페인 현대무용이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소개하는 좋은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스페인에 주목한 이유를 밝혔다.
 

(위) 라룸베 무용단 / (아래) 토머스 눈 무용단
 

‘스페인 특집’은 플라멩코 외에 다른 스타일의 무용을 접하기 힘들었던 한국 관객들을 위해 스페인 5개 지역의 다양한 현대무용을 소개한다. 3D 애니메이션과 현대무용이 만나 유쾌하게 펼쳐지는 마드리드 출신 라룸베 무용단의 아동극 <고래, 거인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경제와 예술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온 토머스 눈 무용단의 <메데아>, 용감무쌍한 기질의 바스크 지방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쿠카이 무용단의 <젤라하우시아크>, <소르바차> 등 지역적 다양성을 음미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3. 더욱 풍성해진 <후즈 넥스트(Who’s Next)>
시댄스가 2013년부터 시작한 <후즈 넥스트>는 한국 안무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한 플랫폼 프로그램이다. 올해 축제에는 4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Ⅰ,Ⅲ 파트는 동아시아무용플랫폼 한국대표 선발 심사 공연으로 구성된다. 동아시아무용플랫폼은 한국, 중국, 일본 3국간 무용교류와 아티스트 협력, 신진 안무가 발굴을 위해 창설되는 대회로, 이번 시댄스에서는 2017년 11월 광동댄스페스티벌 기간 중 개최되는 제1회 동아시아무용플랫폼에 참가할 한국대표를 선발한다. Ⅱ,Ⅳ 파트는 기존 후즈 넥스트 프로그램과 동일하게 세계무용의 미래를 선도할 중견 단체와 신예들의 공연으로 구성된다.
 

안성수픽업그룹 <혼합>
 

전미숙무용단  < Nothing to say >
 

Ⅱ 파트에서는 안성수픽업그룹의 <혼합>과 전미숙무용단의 < Nothing to say >가 무대를 채운다. 안성수 안무가는 “<혼합>은 지난 6월에 프랑스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한불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만들었다. 계속 업그레이드 중이니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미숙 안무가는 “단순한 움직임을 통해 젊은이들의 좌절과 방황을 그린다. 삶에 대한 허무를 몸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다.”라며 이번 공연을 소개했다.

IV 파트는 한국의 김윤수 무용단, 리케이 무용단과 함께 캐나다, 네덜란드 무용단의 공연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4. 교류에서 교감으로! <남미&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 2016>
<남미&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 2016>은 마다가스카르, 볼리비아, 페루에서 온 3명의 안무가과 한국의 안무가가 각기 다른 문화를 교류하며 하나의 창작작품을 만드는 합작 프로젝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동반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교류’에서 멈추지 않고 ‘교감’과 ‘창작’을 만들어내겠다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의 취지가 담겼다.
 

(왼쪽부터) 베로니리나 쥘리 야리소아(마다가스카르) / 후안 카를로스 아레발로 오리아스(볼리비아)
마리아 엘레나 필로메노 누녜스(페루), 이세승 (한국)
 

이 무대에 참여하는 한국의 이세승 안무가는 “이런 도전적인 작업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다. 함께 하는 안무가들이 다양한 국가이다 보니, 문화와 언어가 많이 다르다. 그 ‘차이’를 전제로 하고 공통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을 찾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외에도 축제 기간 내에 안무가 및 출연자들과 작품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예술가와의 대화, 시댄스에 참가하는 무용단과 일반인이 함께 하는 안무 워크숍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펼쳐진다.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소극장, 신도림 디큐브시티 내 디큐브 광장에서 9월 24일부터 10월 15일까지 만날 수 있다.


글: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