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와 ‘유망주’가 달린다, 달콤한 인생을 향해

진우_“프로필 촬영 날까지도, 형이 출연하는 줄 몰랐다니까요.”
성원_“음, 그건 일종의 서프라이즈~였다고나 할까?”

‘대한민국 뮤지컬 팬덤문화의 불씨’ 최성원과, ‘대한민국 뮤지컬 폭풍 팬덤을 일으킬 유망주’로 꼽히는 김진우가 뮤지컬 <달콤한 인생>의 이준수로 변신한다.

성원: 요즘, ‘달인(달콤한 인생)’ 연습과 다이어트로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제가 창작뮤지컬만 하려고 하는 건 아닌데 창작뮤지컬 섭외가 많이 들어오다 보니, 또 창작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달콤한 인생>은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드라컬’ 이지만, 일부러 원작을 안 봤어요. <댄서의 순정>을 했을 때, 원작을 봤더니 저도 모르게 ‘그 장면에서 어떻게 했더라’ 하면서 갇히게 되더라고요. 이번에는, 연출님, 배우들과 자유롭게 만들어보고 싶어서 일부러 안 봤습니다. 첫 공연 올리고 볼 생각이에요.

진우: 드라마 촬영기간과 연습 시간이 겹쳐서 물리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에요. 다른 배우들보다 부족한 연습시간을 채우느라 끊임없이 담금질을 하고 있어요. 남들보다 세 배 열심히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성원) 형이 있어서 정말 든든해요, 옆에서 계속 “우리가 만들어보자”는 걸 강조하면서 힘을 주거든요. 전 주로 <그리스><올슉업>처럼 라이선스 뮤지컬 경험이 있지, 창작은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 안에서 뭔가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을 내고 있습니다. . 아, 그런데 형이 절 속였었어요! 프로필 사진 촬영 전날에도 통화를 했는데, <달콤한 인생>에 출연한다는 말을 안 했거든요. 그런데, 촬영 날 스튜디오에 나타난 거에요.

성원: 에이, 그건 너를 위한 서프라이즈였지(웃음). 이준수 역할로 네 명의 남자배우가 출연하는데, 제가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거든요. 스튜디오에서 만나면, 진우가 더 반가워하지 않을까 싶어서 숨겼죠.

이준수가 된 두 남자

진우_“시나리오도 좋았고, 남성적인 매력이 풍기는 역할도 마음에 들었어요.”
성원_“그 동안 남자다운 역할은 안 어울린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드라마 ‘달콤한 인생’ 방영 당시, 이준수(배우 이동욱)의 모습에 ‘준수폐인’이 생겨나기도 했다. 동그라미가 가진 소프트함과 세모의 샤프함의 차이 만큼, 동 떨어진 매력을 가진 배우 최성원과 김진우가 그리는 이준수는 어떤 모습일까.


성원: <달콤한 인생> 대표님이 “네 마지막 이 십대 역할이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도 혹했고(웃음). 밝고, 감성적인 역할이 어울린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남자다운 역할을 했을 때는, “어, 안 어울리는데….’”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소년 같은 외모’라고 해주시는 칭찬도, 제 콤플렉스 됐죠. 지금, 다시 한 번 남자다운 캐릭터를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로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진우: <달콤한 인생>은 시나리오가 좋았어요. 그리고 이준수 역할 자체가 굉장히, 큰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남성적인 느낌도 풍길 수 있고, 여자 관객들이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양면을 가진 역할이죠. 저희 준수 사인방이 제대로 만 연기하면 “정말 좋은 캐릭터다”는 소문이 날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제가 맡았던 역할들이 거의 바람둥이 였어요. 순수한 바람둥이, 섹시한 바람둥이, 느끼한 바람둥이….

성원: 아, 그래서 진우가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보였구나!

진우: 아, 저 정말 실제로 그렇지 않거든요.

성원: 맞아, 그건 제가 잘 알아요. 진우를 2007년 <댄서의 순정> 때부터 지켜봤는데, 오매불망, 해바라기 사랑을 하더라고요(웃음).  

진우: <달콤한 인생>의 준수는 욕심도 많고, 야망도 넘치지만 사랑을 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도 가지고 있거든요. 저도 그런 두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에 올인 할 때도 있지만, 일에 대한 욕심이 커서 일에만 매달릴 때도 있고.


성원: 어떤 분이 준수의 남자다움과 터프함은 진우랑 닮았고, 준수가 가진 감성은 저랑 많이 닮았다고 하셨던 말이 생각나네요. 제가 이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셨지만, 지금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어울리는 모습이 이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앙상블과 주연, 그 첫 만남

진우_“전 앙상블이었고, 형은 주연이었죠. 같은 역할로 만났다는 게, 정말.”
성원_“아, 이건 나의 씁쓸한 인생 이야기인가(웃음)?”

뮤지컬 동료. 그 이상의 돈독한 형제애를 나누는 두 사람의 인연은 2007년, <댄서의 순정>으로 거슬러간다.

진우: 전 앙상블이었고, 형은 주연이었어요. 정말 우러러볼 수 밖에 없는 형이었어요. 연습실, 공연장에는 항상 형 팬 분들이 찾아오고. 앙상블 할 때, 저도 형 덕분에 저도 팬클럽이 생겼었어요. 배우 최성원의 공연을 보러 오셨다가, 저한테도 관심을 주신 거죠.

성원: 내 팬들이 거기로 간 거야(웃음)? 전 (김)진우가 잘될 줄 알았어요. 십 년 동안 뮤지컬을 하면서, 제가 별명을 붙여준 후배가 딱 두 명이 있는데 그게 (김)무열이랑, 진우에요. 무열이는 정말, 무슨 중독자 같았어요(웃음). 운동중독, 관리중독, 연습중독. 그래서 중독자라고 불렀고, 진우는 독종이라고 불렀어요. <댄서의 순정>은 일반 춤은 물론이고, 댄스 스포츠까지 다 배워야 하는 어려운 작품이었거든요.


제가 진우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스텝 하나 못 밟았었어요. 뮤지컬을 전공했거나, 공부를 한 친구가 아니라 걱정을 했죠. 그런데, 연습 때 악착같이 하더니 나중에는 폼 나게 제일 잘했어요.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정말 놀랐었죠.

진우: 형이랑, 거의 삼 년 만에 작품에서 다시 만난 건데, 앙상블이었던 제가 주연으로 같이 출연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고, 행복해요. 정말 달콤한 인생인 거죠.

성원: 아, 그럼 내 씁쓸한 인생이 되는 건가(웃음)? 진우한테 더 애착이 가는 게, 제가 첫 주연을 맡았던 작품이 <풋루스>였는데, 진우의 첫 주연작품도 <풋루스>거든요. 앙상블 때부터 지금까지 성장해온 걸 보면 기특하고, 좋아요.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좀 끌고 가줬으면 좋겠고(웃음).

더 달콤한 인생을 향해

진우_“형, 몸 만들고 난 다음에 <토요일밤의 열기> ‘토니’의 모습을 보여줘!”
성원_“난 너랑 <쓰릴미>를 해보고 싶어.”

‘먹으면 바로 찐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남자. 요즘 두 남자의 화두는 ‘다이어트’다.

성원: 저도 그렇지만, 진우도 먹으면 바로 찌는 타입이거든요. 지금은 몸짱이잖아요, 그니까얼마나 독하게 운동을 했겠어요. 과식했다 싶으면 바로 헬스장으로 직행하고 그러더라고요. 인간적인 몸매를 가진 사람이 대접받지 못하는 세상, 아 정말 싫다(웃음).

진우: 헬스장에 들어가기가 겁날 정도였어요. 많이 하면 하루에 4~5시간씩 운동을 했으니까 운동이 괴롭죠. 전 근육도 잘 안 붙고, 먹으면 바로 살이 찌는 그런 체질이었는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생각하면서 했던 것 같아요.

성원: <달콤한 인생>이 올 12월에 끝나는 장기공연이거든요. 잘됐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노출신도 있어서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 긴장된 마음으로 쭉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거죠. 아, 그런데 저 이번에 다이어트 실패하면 몸을 다르게 만들어 버릴까 봐요. 그냥 캐릭터를 바꿔서, 살을 찌울 까봐(웃음).


진우: 그것도 괜찮다. 근데 형, 그런 사람은 많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난 형이 정말 예쁜 몸매를 만들어서, <토요일밤의 열기>에 토니를 멋지게 소화하는 걸 보고 싶어. “아직 나 죽지 않았어!” 그런 거 있잖아.

성원: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웃음)? 너랑 <쓰릴미>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

진우: 아! 우리 둘이 <쓰릴미>, 괜찮다!

성원: 진우가 성장한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해요. 어떤 공연이든, 진우와 한 무대에 선다는 상상 자체로 즐거워요. '달인'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특히, 김운기 연출님의 의욕은 대단하세요. 그 의욕을 쫓아가다보니, 공연이 벌써 완성됐더라고요(웃음). 2010년은 달콤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 플레이DB www.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