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 잘 죽는 법, 휴먼 코미디, 자살여행떠난 세 노인

이젠 '잘 사는 것' 만큼 '잘 죽는 것'이 화두인 시대가 왔다. 임종에 가까운 자가 품위 있게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는 '웰다잉법'도 국회를 통과 했다. 시인이자 극작가로 활동 중인 김경주가 쓰고, <나는 조선의 아이돌이다>의 작곡가 이숙진이 만들어 <빨래> 추민주가 연출한 뮤지컬 <웰다잉>은 사는 것이 쓸쓸해 동반 자살 여행을 떠나는 세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죽음을 시도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와중에 살아온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스페셜 딜리버리> 1.29~2.14 동숭아트센터
포인트 : 여고생과 늙은 여가수의 '바디 체인지', 여성투탑, 폭소만발

가출 여고생과 한물간 늙은 여가수의 몸이 산부인과에서 바뀌었다. '바디 체인지' 후 일어나는 예측 불가 해프닝과 다시 자신의 몸을 되찾으려는 고군분투가 유쾌하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오민영 작/연출, 작곡 조선형 등 웃음과 따뜻한 감동으로 큰 인기를 얻은 <식구를 찾아서>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남녀노소 함께 즐기기 좋으며 구옥분, 최보영 등 살아있는 디테일을 선사해온 명배우들의 연기 또한 믿고 보게 만드는 포인트가 될 것.




<안녕! 유에프오> 1.31~2.14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포인트 : 버스 안 야매방송, 아슬아슬 알콩달콩 사랑이야기

고 이은주, 이범수 주연으로 2004년 개봉한 동명 영화가 뮤지컬로 탄생했다. 선천적 시각장애인으로 UFO를 찾아 구파발로 이사온 '유경'과, 자신이 직접 녹음한 짝퉁 방송을 버스 안에 틀고 운전하는 기사 '상형'의 로맨스가 아기자기하다. 우연한 계기로 둘은 친구가 되지만 버스 방송을 좋아하지 않는 유경 때문에 자신의 직업, 이름, 나이 등을 속이게 된 상형은 곧 이 비밀들이 탄로날 위기를 맞게 된다.




<에어포트 베이비> 2.23~3.6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포인트 : 입양 청년의 뿌리 찾기, 개성만점 게이 할아버지 등장, 혈연으로만 가족이 되는 건 아닐걸

'어렸을 때 모든 아기들은 공항에서 태어난다 생각했어'라는 메인 카피만큼이나, 이 작품은 입양아의 뿌리 찾기를 소재로 하지만 시작도, 전개도 엉뚱발랄하고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신파일 것'이라는 작품의 편견을 없애는 중요 요소 중 하나는 주인공의 생모를 함께 찾아나서는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의 등장이 크다. 입양 청년과 성소수자,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삶과 진한 우정, 가족애 등이 '진실된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베이스, 기타로 구성된 5인조 밴드의 연주 또한 세련미를 더할 예정. 박칼린 연출, 최재림, 강윤석 등 출연.


<신과 함께 가라> 2.23~3.6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포인트 : 각양각색 세 수도사, 속세의 일은 모든 게 처음, 로드물

몸 담고 있던 수도원이 폐쇄 위기에 처하자 마지막으로 남은 이탈리아의 수도원을 향해 개성만점 세 수도사들이 길을 떠난다. 걸어서 이탈리아까지 가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떠난 이들의 여정은 평생 겪어보지 못한 기상천외한 일들로 험난해져 가고, 불쑥 나타난 묘령의 여인 또한 이들 사이에 혼란을 더한다. 독일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세 수도사의 여정이 코믹한 소동극으로 펼쳐지지만, 신과 함께 가는 것은 곧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석준이 연출가로 나선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우수작품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위 다섯 편은 오는 1월 21일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리는 쇼케이스를 통해 한 자리에서 하이라이트로 감상할 수 있다.

<아랑가> 2.14~4.10 충무아트홀 블랙
포인트 : 도미설화, 판소리와 뮤지컬의 만남, 환상의 여인 아랑

2014년 아시안시어터스쿨 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뒤 이듬해 CJ크리에이티브마인즈 리딩공연,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당선작이 되어 작품을 다져왔다. 삼국사기에 수록된 '도미설화'를 바탕으로, 백제의 마지막 왕인 개로가 가질 수 없는 여인 '아랑'의 환상에 사로잡혀 파멸로 이르는 모습이 애절하게 펼쳐진다. 젊은 창작인 김가람(대본), 이한밀(작곡)이 참여하고 있으며, 강필석, 윤형렬, 이정열, 김태한 등 출연진들도 탄탄하다.






<천사에 관하여 : 타락천사 편> 1.7~3.31 대학로 예술마당 4관
포인트 : 천사vs인간, 2편도 나올 듯한 제목

<마마 돈 크라이> <미아파밀리아> <미오프라텔로> 등 강렬하고 감각적인 창작극을 선보여온 김운기 연출, 이희준 작가 콤비의 신작이다. 이탈리아 밀라노를 배경으로, 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그림을 그릴 화가를 찾아 돕는 천사 루카, 루카를 방해하는 타락천사 발렌티노, 그림을 그리려 애쓰는 화가와 조수 등의 에피소드가 모자이크처럼 펼쳐진다. 라이브밴드의 연주, 3개의 스크린 사용을 통해 과거와 현재, 지상과 천상 등의 시공간을 표할 예정.





<은밀하게 위대하게> 2.13~3.20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포인트 : 동명 웹툰, 남파된 북한 공작원, 김수현은 잊어요

북한 최고 엘리트 요원 3 명이 '조국통일'의 사명을 갖고 공작원으로 남파되어 달동네 바보, 가수지망생, 고등학생으로 변장한다. 달동네 사람들과 부딪혀 살며 일상에 익숙해질 즈음, '은밀하고 위대한' 임무가 이들에게 내려진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김수현이 출연한 동명 영화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 뿐 아니라 연출가로도 꾸준히 활동 중인 추정화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허수현 음악감독이 함께 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