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발레리나-춤추는 꽃, 발레'
유니버설발레단 33년 역사 한자리에
문훈숙 단장 개인 소장품 등도 함께
5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네모갤러리

‘발레리나-춤추는 꽃, 발레’에서 전시 중인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 직접 신었던 토슈즈(사진=유니버설발레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처음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릴 때 백조 털을 한국에서 구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러시아에서 백조 털을 공수해와서 헤드피스(머리에 쓰는 관)를 만들었죠. 생긴 건 간단해 보이지만 머리 모양에 맞게 만드는 게 어렵고 화장과 땀에 늘 젖다 보니 자주 관리를 해줘야 했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전막 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렸다. 당시 마린스키발레단의 예술감독이었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를 초빙해 6개월간 길고 긴 연습을 거쳐 무대에 올렸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지금으로서는 믿기 힘든 작업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문 단장은 “지금은 한 작품을 올리는데 6주면 충분하다. 1992년 ‘백조의 호수’를 계기로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실력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발레에 숨겨진 이야기가 공연장이 아닌 전시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갤러리에서 막을 올린 전시 ‘발레리나-춤추는 꽃, 발레’다. 올해 창단 33주년을 맞이한 유니버설발레단이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 소개와 함께 무대의상·토슈즈·소품 등을 한 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지난 26일 같은 장소에서 연 리셉션에서 문 단장은 “33년 전만 해도 한국은 발레의 불모지였다. 그때만 해도 미래에 이런 발레 전시가 이뤄질 것이라고는 상상 못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33년간 유니버설발레단을 이끌어온 문 단장의 흔적도 전시장에서 날 수 있다. 현역 당시 사용한 무대의상, 토슈즈, 애장품 등을 전시한다. 문 단장은 “현역으로 뛸 때는 늘 토슈즈에 사인을 해서 나눠줬는데 어느 순간 내가 갖고 있는 토슈즈가 없어서 현재는 10개 정도만 남겨 놓고 있다”고 토슈즈에 얽힌 사연을 말했다.

전시는 크게 7개의 테마관으로 구성했다.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잠자는 숲속의 미녀’ ‘돈키호테’ ‘지젤’ 등 고전 발레 대표작의 소품과 하이라이트 영상도 함께 전시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 특별관에서는 1986년 초연 당시 무대의상과 공연 장면도 확인할 수 있다.

문 단장은 “이번 전시가 발레의 감동을 보다 많은 이에게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5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성인 1만3000원, 아동 8000원, 미취학 아동 및 만 65세 이상 6000원이다.

‘발레리나-춤추는 꽃, 발레’에서 전시품을 소개하고 있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사진=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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