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12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덕션 내한공연으로 올려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는 신혼부부 한 쌍이 함께 출연한다.

주인공 마리아 역의 제니퍼 샘릭(31)과 독일군 장교 허 젤러 역의 매트 샘릭(33) 부부.

매트의 부모는 지난 1988년 한국으로 이주해 16년째 이 곳에 살고 있으며, 어머니 메리 프렌치는 현재 이화여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샘릭 부부는 9일 설날 아침 서울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설 세배를 드렸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샘릭 부부의 부모님은 “한국 음식은 맵지만 구수하고 달콤한 깊은 맛이 있다. 우리는 그 맛을 매우 즐긴다. 여러 나라 음식을 많이 맛보았지만 한국음식처럼 맛있는 음식은 없는 것 같다. 여러 음식 중에 어느 나라 음식을 선택할거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 한국음식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아들 부부를 맞아 매우 행복한 설을 보내게 되어 기쁘다고 말한 어머니 메리는 “그 동안 아들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무대에 선 것을 볼 수가 없어 매우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아들 부부가 함께 공연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 라고 말했다.

박술녀 원장이 선물한 빨간 치마와 초록 당의를 입은 제니퍼는 "공주가 된 것처럼 우아해진 기분이며 한복을 입어보는 기회를 누리게 돼 영광"이라며 활짝 웃었다.
한국의 세배 하는 법과 한복 입는 법을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 꼼꼼히 체크하고 순서를 익힌 샘릭 부부는 “단순한 홍보용이 아니라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한국의 예절을 배우고 싶었다”며, “한복을 입고 부모님께 절을 하니 새로 결혼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무언가 경건한 의식을 치루는 것 같아 가음이 매우 뭉클했다”고 말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한국말로 배워 부모님께 절을 올린 후 설 인사를 드린 샘릭 부부는 부모님으로부터 “아이들을 많이 낳아 다복한 가정을 꾸려라. 우리가 너희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늘 잊지 말아라”라는 덕담을 들었다.

절 하는 법을 열심히 익힌 제니퍼는 호텔로 돌아와 한복을 입은 채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함께 출연하는 일곱명의 아이들에게도 한국의 예법과 세배하는 법을 가르쳐 주며 “한국의 인사법은 어른을 매우 공경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아하고 기품있는 설 인사법이 매우 인상적이다”라며 한복을 입고 한국의 전통 인사법을 배운 것에 대해 매우 뿌듯해했다.

1999년 연극 'The man who came to dinner'에 신혼부부로 출연하면서 사랑을 싹틔운 두 사람은 4년 열애 끝에 지난 2003년 결혼했으며 현재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서 진행 중인 최장기 아시아 투어 공연에 함께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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