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품바’(원작 김시라, 각색·연출 박정재)가 5월 25일부터 이틀간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다. 국내 최장기, 최다 공연, 최다 관객이라는 기록을 세운 연극 ‘품바’는 한국기네스북에 등록된 대한민국 대표 연극이다.

연극 ‘품바’는 지난 1981년 첫선을 보여 2009년 6월 5천 회 공연을 돌파했다. 1987년에는 미국 10개 도시 순회공연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 해외공연에 성공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대한민국 대표 작품으로 명성을 알렸다.

모노드라마로 출발한 연극 ‘품바’는 이야기꾼의 재담 전개방식이 세계 진출을 고려할 때 언어소통의 문제가 있어 재구성 및 각색의 과정을 꾸준히 거쳐 왔다. 이번 울주문화예술회관의 공연은 ‘품바 탄생 30주년’을 맞아 특별히 재구성하고 각색된 작품이다.

막이 오르면 100년 전 각설이패 대장 천장근이 그의 2대손 천동근의 삶에 나타난다. 그는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그의 삶 속으로 역사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천장근은 나라를 잃고 6.25사변 때 아내마저 잃었던 기구한 삶을 살았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가장 소외되고 가장 비천한 걸인의 삶을 선택함으로써 펼쳐졌던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의 애환과 희노애락 속에서 동근은 잃어버렸던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다. 

품바는 우리에게 친숙한 ‘해방가’를 비롯해 ‘지축타령’, ‘개꼬리 타령’ 등 20개 이상의 구전 민요와 각설이 타령, 배우와 관객이 주고받는 즉흥적인 입담과 장단,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구성돼 우리의 삶과 애환을 잘 드러낸다. 우리의 전통 안에서 놀이와 드라마를 결합한 독특한 장르이기도 하다.

울주문화예술회관(관장 황지애)이 5월 어버이달 효 특집으로 마련하는 이번 공연은 공연 관람기회가 적었던 부모님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예정이다. 공연에는 박현일(천장근 역), 유정훈(천동근 역), 홍영미(멀티녀 역), 김현재(고수), 박무영(악사) 등 5명이 호흡을 맞춘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