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표적인 연극 제작극장인 도이체스 테아터가 선보이는 연극 <도둑들>이 오는 6월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독일을 비롯, 세계 연극사에서 가장 중요한 극장 중 하나로 꼽혀오고 있는 도이체스 테아터는 1883년 설립 이후 현재 50여 개의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30여 편의 신작을 제작하는 등 기존 명작과 신진 예술가들의 작업이 활기차게 이루어져 오고 있는 단체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과 만나는 도이체스 테아터의 <도둑들>은 2010년 1월 초연작으로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남녀 12명이 등장, 그들 일상의 단면이 37개의 장면들로 펼쳐진다. 대도시 변두리에 살며 얽히고 설키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과 타인의 삶에 한 개인의 삶이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정체성의 혼란, 불확실한 삶에 대한 불안 등으로 현재의 삶을 도둑 맞은 이들의 현재를 드러내고 있다.


초연 당시 오스트리아 최고 권위 연극상인 네스트로이상 최고 독일어 작품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독일 연극평론지 테아터호이테 선정 최고의 무대디자인상, 뮌하임 연극제 관객상 등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이력 뒤에는 뛰어난 작가와 연출가의 활약이 있었다.

작품을 쓴 데아로어는 탄탄한 구성과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인간 실존의 핵심을 드러낸다는 평을 받으며 쉴러상, 베르톨트 브레히트상, 베를린 문학상 등 독일권 내의 중요한 문학상과 연극상을 휩쓸며 뜨겁게 각광 받고 있는 작가.

또한 연출을 맡은 안드레아스 크리겐부르크는 매해 5월 독일어권 연극 작품 중 10편을 선정해 공연하는 베를린연극제에 그간 자신의 연출작이 9편이나 올라갔을 정도로 현대 독일 연극계를 이끌어가는 연출가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바디랭귀지를 연극적으로 사용, 독특한 미학을 구사하고 있으며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무대 디자이너로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번 <도둑들>에서는 무대 전면에 자리한 6.5미터 높이의 거대한 수레바퀴가 제자리에 고정된 채 쉼 없이 구르며 1층과 2층으로 공간을 나누고, 바퀴 날에 떠밀리며 등장하고 사라지는 다양한 인물들은 결코 쉽지 않은 자신들의 일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어둡고 비관적인 메시지를 연민과 공감을 통한 위트로 풀어내고 있는 <도둑들>은 오는 6월 4일부터 3일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