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Schumann, Robert
(1810.6.8~1856.7.29) 독일

독일의 츠비카우라는 곳에서 서점을 경영하는 아우그스트와 외과의사의 딸 요 한나 사이에서 슈만은 4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음악은 8세부터 배웠고 9세부터 작곡을 했으며 14세에는 꽤 솜씨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집이 서점이었던 덕에 어릴때부터 독서를 풍부하게 해 그가 후에 문필가로도 일기를 이루 는 바탕이 되었다. 대체로 낭만주의 시대에는 예술가란 다방면의 재능을 과시하려는 경향이 농후했기에 작곡가들 중에도 다예다능한 사람이 많았다.

본격적인 음악 훈련은 20세 때인 1830년부터 피아노 교사 비크에게 받기 시작 했다. 그것이 9세나 연하인 비크의 딸 클라라와의 음악사상 가장 열렬했다고 평가되는 연애의 계기가 되었다. 무일푼에 장래성도 불투명한데다 성격마저 격한 슈만이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 소질을 갖고 있어 애지중지 키워온 딸을 달라고 하자, 스승 비크는 맹렬히 반대하고 나서 급기야 소송사태까지 번졌다. 슈만의 승소로 두 사람은 어느 시골의 자그마한 교회에서 그들만의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의 나이는 이미 30세에 접어들고 있었다. 길고 긴 열애 끝에 결혼한 부부는 사랑의 승리를 구가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갔다.

그러나 슈만의 나이 43세 무렵부터 그들 부부 위에 큰 불행의 그림 자가 드리웠다. 어찌 된 일인지 슈만은 언어 표현력이 떨어지더니 동작이 느려지고 때때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오케스트라나 코러스 단원들과 불화가 잦아졌다. 병세는 갈수록 심해져 다음해에는 라인 강에 투신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1855년에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다소 회복될 기미를 보였으나 곧 다시 악화되어 1956년 6월 회화도 불가능한 상태에서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문필력이 탁월했던 슈만은 23세 때 '음악신보'라는 평론지를 창간했다. 플로 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라는 두 가지 필명으로 날카로운 음악 평론을 펴면서 그는 새로운 음악가들을 발굴하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청년 쇼팽, 브람스 등을 처음으로 세상에 소개한 것도 그였다.

초심자들은 처음부터 슈만의 어려운 곡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피아노 곡이 원곡인 [트로이메라이], 조금 나아가 가곡 [여자의 사랑과 생애], [시인의 사랑]등부터 듣다보면 슈만의 음악 세계로 보다 용이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환상곡 C장조, Op.17(Fantasia in C Major Op.17)

1악장 C장조, 4/4박자,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아주 환상적이고 그리고 열정적으로 표현하라는 지시가 있습니다. 클라라에 대한 고백적인 영탄을 베토벤 풍의 소나타 형식을 빌어 전개시키려고 했으나, 결국 테마의 제출도 전개의 방법도 로맨틱한 슈만의 것이 되고 말았다. 제시부는 파도와 같은 반주를 타고 열정이 응결된 제1테마와 그 열정이 또 한번 절실한 제2테마가 중심이 된다. 전개부는 오히려 베토벤과 같은 극적인 앙양이 없이. "이야기하듯이" 의 판타스틱한 것이다. 그야말로 C단조로 펼쳐지는 회상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단축된 재현부의 마지막에는 베토벤이 괴테의 시에 작곡한 '멀리 있는 애인에게'의 멜로디가 단편적으로 나와서 조용히 끝맺는다.

2악장 Eb장조, 4/4박자,
론도형식으로 자랑스럽고 빛나는 대행진곡으로서, 적당히 어디까지나 정력적으로 연주하라는 지시가 있다. 슈만이 처음에 구상했던 '개선문'이라는 부제가 그대로 어울리는 호방한 악장인데. 연주에도 기교가 필요하다. 에너지에 넘친 힘찬 화음타가 중심테마를 이룬다. 처음에 나오는 주요 주제는 제1악장과의 관련성을 보여주며 아르페지오를 외손에 두어 힘차게 연주하기 시작한다. 경과부에서 슈만이 좋아하는 점 리듬이 나타나며, 이 리듬이 이후를 지배하게 된다. 슈만의 다른 곡에서도 자주 보이는 하나의 리듬에 대한 고집과 다르지 않다. 제1주제도 이 리듬을 동반하여 등장한다. 그 중 성부의 선율은 잇달아 모방되며, 주요 주제가 재현되 후ㅡ, 제2부 주제가 속도를 약간 낮추어 나타난다. 이것을 발전풍으로 제1부 주제가 재현되고 주요 주제가 다시 나타나게 되며, 또다시 제1부 주제가 모습을 드러낸다. 곡은 힘과 속도를 더하여 코다로 들어가고, 화려한 피아니즘으로 클라이맥스를 구축하여 마무리된다.

3악장 C장조 12/8박자
소나타 형식. 느릿한 템포로 어디까지나 정감을 위주로 하는 부드러운 악장입니다. 시상에 넘친 이 악장은, 가벼운 아르페지오 서주에 이어서 셋잇단음 사이로 제1테마가 조용히 첼로의 선율처럼 나타난다. 그 왼손으로는 "클라라의 동기"가 연주되며 베토벤의 교향곡 제8번을 연상시킨 다음에 아름다운 제2테마가 소개됩니다. 제2주제는 어느 정도 속도를 올려, Ab장조로 서 그것을 발전적으로 다룬 후에 코데타로 들어가 제1주제의 "클라라의 동기"가 연주된다. 곡은 발전부가 없는 대신에 이것을 발전해서 전개부러 제1주제를 다루며, 이후 제2주제 이어서 제1주제를 힘차게 암시한다. 그리고 코데타에서 제1주제가 나왔으므로, 재현부는 제시부에서 두 주제를 연결하던 경과부 선율의 재현으로 시작된다. 재현부 뒤에 코다로 끝나는데. 코다는 제2주제를 사용하고 아르페지오의 반주형이 조용한 결말을 보인다.

슈만의 ‘환상곡 C장조, Op.17(Fantasia in C Major Op.17) 중
2악장 Eb장조’


Benno Moiseiwitsch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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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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