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학로의 대표적인 코믹극을 꼽으라 하면 연극 [뉴 보잉보잉]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한 남자와 세 명의 스튜디어스가 벌이는 아슬아슬한 연애 줄타기로 폭소를 자아내는 이 작품은 지난 2002년부터 꾸준히 관객을 끌어 모으며 대학로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제 이 연극은 강남 무대로 그 영역을 확대했다. 소극장의 메카 대학로를 벗어나는 건 그만큼 작품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한 몫했다.

[뉴 보잉보잉]은 바람둥이 남자의 대담한 연애행각과 대담했던 만큼 큰 위기에 봉착해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문제의 남자, 성기의 아파트에는 그의 애인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그것도 3명이나. 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애인들이 모두 스튜디어스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두 다른 항공사의 스튜디어스니 스케줄 조정만 정확히 하면 서로 마주칠 일이 없다는 게 이 플레이보이의 자신감이다.

하지만 만사 순조롭던 그의 연애사정에 꼬이기 시작한 건 그의 애인들 비행 스케줄이 꼬이면서부터다. 비행 간다던 애인1이 스케줄이 취소됐다며 돌아온다던가, 이틀 후에나 도착한다던 애인2의 일정이 앞당겨졌다던가. 이런 난감한 상황이 하룻밤 만에 모두 펼쳐지며 애인 세 명이 모두 성기의 아파트에 들어오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고 만다.

이때부터 성기와 그의 집에 잠시 머물고 있는 친구 순성, 가정부 옥희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애인1이 큰 방에 들어가 있으면, 애인2는 작은 방으로 보내고, 애인3은 이층 방으로 보내기 위해 안달이다. 한 명이 욕실에 있으면 다른 애인이 욕실을 못쓰게 하기 위해 또 안달이다. 어찌됐든 이 셋이 마주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뉴 보잉보잉]의 포인트는 애인들이 서로 마주치지 않게 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아슬아슬한 스릴과 코믹이다. 물론 순간순간 배우들의 애드립과 코믹한 상황으로 자아내는 폭소는 빠질 수 없는 재밋거리. 한바탕 웃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연극인 것이다.

물론 바람둥이 남자와 여러 애인이라는 점과 한 집에서 좌충우돌하는 설정은 낯이 익다. 여러 연극과 영화 드라마에서 이런 설정을 선보였으니. [뉴 보잉보잉]은 어찌 보면 새로울 것 없는 주제를 위트있는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로 관객을 충분히 즐겁게 하고 있다.

마지막에 약간 설득력 약한 해피엔딩이 아쉽긴 하다. 꼬이고 꼬인 상황이 일사천리로 해결되는가 하면 천하의 바람둥이가 갑자기 개과천선을 해 한 여자만을 바라본다는 게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 하지만 공연 시간 내내 선사한 웃음이 이 점을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고 본다. 강남까지 진출한 이 연극이 얼마나 관객몰이를 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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