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보이쇼-아톰]은 정형화된 뮤지컬이 아니다(프로그램 북에는 친절하게 엔터테인먼트 퍼포먼스 쇼라고 지칭됐다). 소크라테스, 사르트르, 플라톤, 칸트, 프로이트 등 철학자를 자칭하는 소년들의 순수함과 삶에 대한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틀 없이 풀어 놓은 이야기고, 퍼포먼스다.

철학자와 시인을 자칭하는 그들의 모임, 즉 ‘데모크리토스’는 어느 건물의 지하실에서 열린다. 그들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철학과 이상을 과장된 몸짓과 말투로 풀어놓는다. 하지만 귀를 기울일수록 익숙해지지 않을 거 같은 그들의 언어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지각을 한 이유에 대한 존재론적 변명’, ‘신체 특징에 대한 진화록적 이유’ 등 이들은 대화라기 보단 마치 독백을 하는 듯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여기에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톰’을 연상시키는 듯한 모자를 쓰고 노래를 부를 때나 일본 노래가 나올 때 문화차이에서 오는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도 있을 법 하다.

하지만 공연 초반이 지나면서, 낯설었던 이들은 관객과의 벽을 허물기 시작한다. 그 매개체는 춤과 노래, 그리고 시다. 이 7명의 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가 아닌 열정과 순수함의 전달이다. 그래서 그들의 춤은 끝을 보는 듯 격하게 폭발하고, 그들의 타악 연주는 심장을 울린다. 보는 이를 전율하게 만드는 순도 있는 퍼포먼스다.




유명한 배우는 한 명도 없지만, 오히려 이 점이 [콘보이쇼-아톰]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단지 그들의 땀방울만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는 공연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땀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그 열정에 탄복할 수 밖에 없다.

[콘보이쇼-아톰]은 지난해 5월 처음 국내에 소개되며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이다. 일본에서는 ‘달리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20년간 사랑을 받아왔고 이번 한국판 공연은 일본에서 공연되었던 [ATOM] 버전이다.

대신 국내에서는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 낯익은 노래를 넣어 한국적인 색체를 넣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콘보이쇼-아톰]은 젊은이들의 자아와 삶에 대한 열정을 순수하고 격렬한 퍼포먼스로 풀어놓는다. 이것만으로 이들의 시도는 신선하다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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