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기획자 ONE

매 년 클래식, 무용, 연극, 뮤지컬 등을 망라하여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롭고 색다른 공연을 올리는 LG아트센터의 기획자들이 궁금하다. 연간 80-90% 이상의 기획 공연과 10-20%의 대관 공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LG아트센터가 개관한지 이제 6년을 맞이한다. 94년부터 설계를 시작하여 2000년 3월에 개관하였고, 지난 해 성황리에 5주년 페스티벌을 끝냈다.

“극장의 색깔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컸어요. LG아트센터 개관 당시 강남에는 예술의전당 밖에 없었고, 대,소극장으로 양분화 되어 있었죠. LG아트센터는 기업이 운영하는 최초의 극장으로 이전의 사례가 없는 규모로 개관되었습니다.”
채송아 대리(공연기획팀/홍보.마케팅)의 말이다. LG아트센터는 이러한 극장에 발 맞추어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수준이 높은 해외 공연과 공연계의 흐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별함으로써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는데 주력을 했다고 한다. “3년 정도부터 LG아트센터의 마니아 관객층이 뚜렷해지기 시작했고, 단 시간 안에 극장이 추구하던 차별성을 형성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극장마다 각각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설립취지와 운영기조도 다르듯이 LG아트센터 만의 색깔은 타 극장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들, 관객들이 원하지만 타 극장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스스로 찾아서 보여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하였어요.” 이현정 팀장(공연기획팀장)은 말한다. 동 시대를 살아가면서 놓치지 말고 꼭 봐야 하는 작품들, 세계의 좋은 공연들, 시대의 흐름을 나타내는 좋은 공연들을 관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LG아트센터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국내 공연 문화를 만들어 내기 보다는 해외의 공연을 소개하는 역할을 많이 하게 되었고, 국내 공연을 제작하더라도 해외에 나가서 경쟁력이 있는 작품들을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덧붙여서 최정휘 대리(공연기획팀/홍보매니저)는 “공연장의 브랜드화와 신뢰도가 형성된 것 같아요. 기존의 국내 공연계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봐요.”라고 자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공연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LG아트센터의 공연소식지를 보고 한 해의 공연계획을 세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LG아트센터의 공연을 신뢰한다는 것은 LG아트센터의 브랜드 파워를 확고하게 굳혔다는 것일 것이다.

극장의 색깔 논리에서 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졌다. 기획공연만이 아닌 대관공연도 하고 있지만 LG아트센터만의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궁금 점에 이현정 팀장은 “타 극장은 대관의 비율이 높다 보니까 아무래도 극장의 색깔을 나타내는 데에 LG아트센터보다는 불리한 점이 있을 것도 같아요. 그렇지만 LG아트센터는 90% 정도의 작품을 직접 기획하다 보니 더 확연히 우리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고, 나머지 10%의 대관도 나름대로 철저한 대관 심사를 거쳐 극장의 수준에 맞지 않는 작품은 수용하지 않고 있어요.” 이치에 맞는 논리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품의 퀄리티가 보장이 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외 작품이냐 국내 작품이냐의 여부가 아니라 작품성과 예술성을 중요시한다고 생각이 든다.

정용성(공연기획팀)은 “경제적인 여건이나 색다른 공연을 시도했던 정신들이나 LG아트센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공연 등이나 특이한 시도들, 예를 들면 객석을 전부 비우고 무대에서만 공연했던 시도들, 관객뿐만 아니라 공연을 하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LG아트센터에서 이런 공연을 하면 딱인데..’라는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좋아요.”
그만큼 LG아트센터의 브랜드화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하다. 하드웨어(극장)와 소프트웨어(인력)가 모두 받쳐주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LG아트센터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극장이 완성되기 이전부터 세부인력들이 극장에 투입되어 있었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설립되었기 때문에 다른 극장들과 차별화되는 LG아트센터만의 극장시설들이 갖추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현정 팀장은 “그런 이유로 똑 같은 공연도 LG아트센터에서 하면 더 빛이 날 수 있는 여건들이 처음부터 조성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전한다.

LG아트센터 기획팀은 참 드러나지 않는 팀이다. 6년 가까이 보아 왔지만 기획팀에 여자 기획자들만 본 것 같다. 함께 인터뷰를 하기 위해 모인 기획팀은 7명의 인원이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홍보마케팅을 전담하는 직원 2명과 홍보마케팅과 기획을 담당하는 직원 1명, 기획전담 3명, 장르별로 나눈다면 연극과 무용은 2명, 클래식, 재즈 등 3명의 직원이 배치되어 있다.

이현정 팀장 “기획에 있어 최종 결정은 팀원 전체의 동의를 구해 정하고 각자 컨셉트에 맞는 좋은 공연을 찾아서 묶는 경우도 있고, 그 해의 컨셉트를 정해서 거기에 맞는 공연을 찾는 방법도 있어요. 공연을 찾게 되면 LG아트센터 극장에서 수용이 가능한 작품인지, 홍보마케팅 부분에서 승산이 있는 작품인지의 여부를 팀 내부에서 결정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요.”
최정휘 대리(공연기획팀/홍보매니저)는 “공연이 20개가 있다고 하면 각자 맡는 공연이 있어요. 그 공연에 대해서는 코디네이팅을 모두 책임지는 사람이 있게 되는 거죠.” 라고 말한다.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사람은 본래의 업무와 함께 클래식, 재즈 담당 신호경 대리(공연기획팀), 계명국(공연기획팀), 연극과 무용에 주재은 대리(공연기획팀), 계명국(공연기획팀), 홍보마케팅, 기획에 최정휘 대리(공연기획팀/홍보매니저)가 맡고, 광고 및 국내 프로젝트에는 채송아 대리(공연기획팀/홍보.마케팅), 방송홍보와 재무마케팅에 정용성(공연기획팀)이 담당하고 있으며, 외국에서 아티스트 등이 올 경우 중간 커뮤니케이션을 이현정 팀장이 모두 담당하고 있다.

P.S : 이 기사를 쓰는 이유는 공연 계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정보를 주기 위한 기사이기도 하지만 어떠한 환경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LG아트센터의 예를 들어 자연스러운 인터뷰 형식으로 알려주기 위함이다. 빠른 시일 내에 LG아트센터 기획팀 인터뷰 2, 3으로 올리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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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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