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다른 수식어보다 처음으로 받는 느낌은 순수한 아이와 같은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 눈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하도록 가두게 하는 마력과 같은 힘이 있었다. 어쩌면 돈 호세에 맞는 눈망울을 가졌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래서 캐스팅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카르멘의 연인 돈 호세의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학교 때 뮤지컬은 했었죠. 연극, 영화를 하면서는 이번이 첫 번째라면 첫 번째라고 말할 수 있는데 사실은 많이 떨려요. 준비할 것도 많은 것 같고… ”

그의 팬들은 많았다. 하긴 그의 프로필을 볼 때 화제가 되었던 작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레이디 맥베스, 로베르토 쥬코, 19 그리고 80, 햄릿, 청춘예찬 등 주목 받고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연극들이 주를 이룬다. 연극뿐인가 수취인 불명,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도 출연해 주목 받고 있는 배우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뮤지컬이다.
“돈 호세에 적격인 배우 중의 하나라고 연락이 와 오디션을 보게 되었어요. 저에게는 도전이었죠. 했던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에 결정하는데 어려웠지만 대본을 보고 매료되었죠.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용기가 생겼어요. 그런데 뮤지컬이라는 것이 역시 만만치 않더라구요. 각오는 했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재미있어요. ”

키가 작아서 콤플렉스가 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절대로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콤플렉스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동안 콤플렉스였다. 그의 얼굴은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동안이었다. 어떤 분이 콤플렉스가 세상을 변화시킨다라는 말씀이 그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동안이어서 너무 좋은 작품들만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좋았죠. 그렇게 생각해요. 햄릿, 19 그리고 80도 그랬고요. 세다보니 너무 많네요(웃음).”

그는 운이 좋은 배우라기 보다는 노력하는 배우이다. 다부진 몸매와 어디에서 나오는 힘인지 몰라도 연기에 대한 그의 끼는 대단한 것이었다.

이번 < 뮤지컬 카르멘 >에서도 돈 호세의 세세한 부분을 살려주어야 하는 연기에 그가 제격이라는 생각을 프로듀서와 연출자가 했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그였다. 드라마가 강화된 이버 < 뮤지컬 카르멘 >은 각각의 캐릭터가 부각이 되는데 한 달 동안의 연습이 그에게는 짧은 느낌이라고 말한다.
“뮤지컬은 압축해서 깊게 연습해야 했어요. 집중력을 많이 요구하는 작업이었어요. 나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연출 선생님은 저를 믿으시겠지만 저는 연출 선생님을 믿어요. 그리고 다른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작품의 캐릭터인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조되어진 작품이다. 돈 호세와 카르멘에 대한 이야기로 죽어야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고 한다. 선입관을 가지고 보는 카르멘 보다는 그 속 혹은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아픔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 된다고 한다.
“내 삶, 내 방식. 자기를 사랑하는 여자가 카르멘이죠. 전 세기적인 인간, 미래지향적인 인간이 충돌했을 때의 사건과 심리들이 심도 깊게 그려지고 있는 작품이예요.”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불려지는 제 노래를 들으실 거예요. 7-8년 노래를 하지 않았잖아요. 그러다가 노래를 시작하니 예전만큼 되질 않아서 걱정이 많아요. 그렇지만 노래도 연기니까요. 그 연기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는 차곡차곡 쌓아 놓는 사람인 듯 싶었다. 연기에서도 자신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것부터 속속들이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는 카르멘에 대해서 또 다른 이야기를 해 준다.

“기존에 알고 있던 카르멘은 불쌍한 여자 동정심이 많이 가는 그런 여자로 그려져 있고 돈 호세는 죽일 놈 그래도 사랑했던 여자인데 어떻게 저럴 수가로 그려졌잖아요. 이번 < 뮤지컬 카르멘 >은 더욱 성숙해져 어른스럽게 만들어 가고 있어요. 대본에 있어서 그 심리구도가 치밀하고 카르멘이라는 작품이 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커튼콜이 끝날 때 카르멘을 욕하고 돈 호세에게 동정표가 몰릴지도 모르겠어요.”

인간 카르멘과 인간 돈 호세의 만남에서 요즘 세상 사랑의 유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나쁜 여자 좋은 남자, 나쁜 남자 좋은 여자의 1차원적인 이야기가 아닌 내가 저런 사랑을 했다면에서 시작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영민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극을 하게 되었다. YWCA의 서클 SCENE 에서 활동하고 군대를 갔다와서 그는 늦게 학교를 진학하고 졸업을 한다. 고2부터 연극을 시작했고 그의 나이 35이면 어림잡아 18년 정도의 연기생활을 해 온 셈이다. 군대 갔다 온 기간 빼면 15년 정도라고 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3년 만에 섰던 연극 무대. 그리고 7년 만에 서는 뮤지컬 무대에서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돈 호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도 좋은 무대를 부탁하며 그와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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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소미(C&Com 홍보팀장 flyso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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