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²- 2005 ; 철학하는
브레이크 댄서들의 안무가
Bruno Beltrao

Q : 당신은 지금 브라질을 대표하는 예술인이다. 유럽의 무용계에서는 당신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금까지 지젤 번천, 카를로스 요빔, 호날딩요 그리고 삼바 축제가 브라질을 대표 했다면 이제는 당신도 브라질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었다.. 부담스러운가?
A : 아니다. 나는 지금 아주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 일이 잘 진행이 되어서 행복하다.

Q : 제목이 H2 인데..나는 이것을 풀려고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혹시 Hip Hop의 두 개의 H를 딴 게 아닌가 생각했다.
A: (크게 웃는다) 맞다!! 나도 똑같이 생각했다. 특별히 복잡한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HIPHOP 을 간단히 표현하고 싶었고 브라질에서는 H2 하면 어느새 HIPHOP으로 통해 사람들이 다 이해한다.

Q: 한국에서의 첫H2 공연을 보고 나서 나는 원래의 인터뷰 질문들을 대폭 수정 했다. 유럽 비평가들의 리뷰를 분석하고 나서 생각한 질문들이 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일 궁금한 것은 작품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침묵’이다. 50분짜리 공연에 35분 정도가 음악 없이 진행한다면 상당히 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A : H2 는 5 개 짜리 장면들이 모인 Project중에 한 부분이다. 우리는 작품 구성을 하는 과정에서 HIPHOP의 가장 큰 부분인 음악을 어떻게 처리할까 아주 많은 고민을 했고, 기존의 음악을 가지고 실험을 했지만 그 어떤 것도 우리의 목적이었던 “HIPHOP의 스테레오 타입으로부터의 탈피”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지금까지 세계 어디를 가든지 HIPHOP은 특히, 브레이크댄스는 현대무용과는 달리 정형화된 동작과 특정음악을 사용했고 나는 그것이 진부하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어릴 적 공연을 하고 춤을 추다가 느낀 것인데 춤은 느낌을 전달 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누가 조금 다르게 변형하면 “에이 그건 HIPHIOP 아닌데!” 하거나, “그게 뭐 브레이크댄스야!”하는 등 편견에 부딪쳐 왔다. 나는 댄서들이 음악이 없이도 HIPHOP의 느낌을 충분히 전달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음악적인 부분 이외에도 구성적으로 현대 무용적인 느낌을 많이 사용했다. 지금까지의 베틀과 테크닉 위주의 브레이크 댄스가 아닌 또 다른 것으로도 어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Q : 마지막 부분에 도입된 음악은 Jazz같기도 하면서 Samba와 Bosa Nova적인데?
A : 그렇다. 사람들은 이 음악을 상당히 좋아했고 나는 음악을 써도 기존의 정형화된 브레이크댄스용 혹은 힙합 음악을 쓰기를 원치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약간 재즈적인 느낌을 좋아한다.

Q : 당신의 지난 작품 Me and My Choreographer 도 음악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아주 특이했는데..?
A : 맞다. 그때 나는 나의 댄서와 작업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몇 주 동안 방에서 마주 앉아 온갖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철학은 나의 또 하나의 열정이다. 댄서가 모르는 사이에 나는 그가 하는 말들을 녹음했고, 그의 말이 끝났을 때 나는 그 작품의 음악은 바로 그의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인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춤과 인생에 대해 말하는 그의 열정적이고 진지한 소리만한 음악을 나는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우리는 공연 때 관객들에게 헤드셋을 주고 그의 동작을 보면서 헤드셋을 통해 목소리를 듣게 했다.

Q : 한국 관객들이 한 장면에서 많이 웃었다. 즐긴다는 것 보다는 놀라고 엉뚱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본인은 예상했었는가?
A : 사실은 걱정했다. 한국에 오기 전에 주변에서 한국은 동성연애가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허용이 안되는 사회라고 들었기 때문에 물건을 집어 던지면서 집어 치우라고 소리지를까 많이 고민했다.(웃음) 좋아하진 않아도 부담 없이 유머로라도 받아들여줘서 고마웠다.

Q : 한 댄서는 공연에서 유난히 많이 뒷걸음을 치거나 뒤로 달리는 부분이 많았다. 계속 뒤로 원을 그리면서 달리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A : (웃음)그 친구는 원래 인라인 스케이트를 잘 타는 친구이고 연습실에서 항상 그런 식으로 장난을 치곤 했다. 어느 날 그 친구의 그 모습을 보고 에너지가 좋아서 작품에 이용하기로 했다.

Q : 브라질 전국을 돌면서 댄서들을 캐스팅 했는데 일반적인 나이가 몇 살인가?
A : 17살에서 32살까지 다양하다.

Q : HIPHOP이 남성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남자 댄서들만 있는가?
A :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여자 댄서들도 많이 보아 왔지만 대부분 본인 스스로가 너무 HIPHOP이 남성적이라고 집착하는지 남성적인 느낌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고 나는 여자는 여자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두 가지 느낌을 동시에 살리는 능력이 있던 댄서가 눈에 뜨이지 않았을 뿐이다. 여자 댄서로써 남성적인 에너지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때 남자보다 뛰어 났다면 당연히 여자도 환영했을 것이다.

Q : 당신의 전 공연이 TELESQUAT 의 주제는 현재 TV 문화에 대한 비난이었다. 당신의 철학적인 내면이 반복되어서 나타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A : 그렇다. 나는 사람들이 보고 듣는 것에 대해 쉽게 믿어버리고 추종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 지금도 항상 현대 미디엄에 조종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철학적으로 풀어가는 작업에 관심이 많다.

Q : 브라질은 삼바와 카포에라로 유명한 곳이라서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춤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잇는데 당신의 부모님은 당신이 13 살에 춤을 시작할 때 반응이 어땠는가?
A : 나의 부모님은 아주 협조적이었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자식이 어릴 때는 놀이 정도로 좋아하다가도 커가면서 돈도 못 버는 직업이라고 말리기가 다수 이지만 우리 부모님은 아주 자유롭게 내가 무엇을 하든 지 지지해주셨다.

Q :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부러워 할 만한 환경에서 자란 것 같다. 그럼 그 시절 브라질에서 HIPHOP을 시작할 때의 환경은 어땠나? HIPHOP이 그리 접하기 흔한 춤은 아니었을 텐데?
A : 나는 TV를 통해서 마이클 잭슨을 보았고 그 사람이 춤추는 것에 반해 버렸다. 그래서 친구 Rorigo와 춤을 따라 연습하다가 우연히 이스라엘에서 온 어떤 남자가 HIPHOP이란 것을 가르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게 어쩌면 마이클 잭슨이 추는 춤이랑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에(웃음) 무조건 거기로 찾아가 배우기 시작했다. 그 이스라엘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그만두고 돌아가버렸을 때 나랑 Rodrigo는 어디에 가서 어떻게 더 배워야 할지 모르고 무작정 계속 걱정하고 고민하다가 결국은 또 한 번 미친 척하고 우리가 직접 가르치기로 했다. 그 때 내가 16살이었다. 그러다가 나는 대학을 가면서 현대무용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HIPHOP을 접목해 단순히 춤이 아닌 무용의 장으로 끌어올리고 싶어졌다. 브라질에는 크고 작은 춤에 관한 대회나 페스티발이 300여개나 있다. 잘 활용하면 나의 댄서들과 설 자리가 있다고 믿었다.

Q : 나는 Fernando Meirelis의 Cidade de Deus 를 보고 매우 감동했고 유럽은 그 영화를 통해서 브라질을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당신도 장르의 폭을 넓혀서 영화 쪽에 관심이 있는가?
A : 오! 당연하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할지 춤을 출지 고민했었다. 항상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 2월에는 브라질에서 춤에 관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해서 아주 흥분이 된다.

Q : 한국의 브레이크댄스는 Expression 이라는 팀의 우승을 토대로 유명하다. 나는 당신의 첫 공연이 끝나고 댄서들과 한국 브레이크 댄서들이 즉흥적으로 함께 춤추며 베틀도 하며 어울리는 모습을 보았다. 혹시 한국 댄서들과의 공동작업도 상상할 수 있겠는가?
A : 기꺼이 원한다. 올해 11월에는 독일에서 새로운 공연이 있고 나는 독일의 HOIPHOP, 브레이크 댄서들과 공동 작업을 한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댄서들과의 교류도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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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Jacqueline jamina (칼럼니스트 loona25@hanmail.net)
사진 : 이대훈 (wonderfuli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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