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들이 좋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 일거라는 생각은 못했어 정말 최곱니다 !!!

공상집단 뚱딴지의 연극은 날것의 느낌을 기대하고 보게 된다. 내가 날것이라고 표현하는 이 감정과 느낌을 사실 정확히 표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강렬한 감정이 있다. 그런 감정을 가장 크게 느꼈던게 ''대한국사람''이었다. 사실 그때 느꼈던 감정때문에 기대를 하고 보게 된다. 이번 ''환영''은 지난 몇몇 공연에서 채워주지 못 했던 기대감을 빈틈없이 가득 채워 주었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들의 어머니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로 태어나서 가족과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주인공 윤영을 통해 보였다.

처음이 어려웠지 익숙해지면 쉽다는 말이 가슴속에 탁 막혀서 목이 메이는 것 같다. 쉬워질수록 윤영의 삶은 다 망가져가는 것 같았다.

가족이라서 더 밉고, 가족을 버리고 싶었다는 윤영의 말에서는 무거운 족쇄가 느껴졌다.

어떻게 저렇게 끊임없이 고난에 시달리는지 그 어떤 비극의 주인공들보다 더 비참하고 슬퍼 보였다. 그녀가 더럽게 생각하고 벗어나고 싶던 왕백숙집만이 끝내 그녀를 맞이해주고 환영해준다는 사실은 더더욱 그녀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무대효과도 완벽했다. 삼면이 벽으로 막혀 있고 각 면에는 2개씩 미닫이 문이 있다. 그리고 무대에는 오로지 큐빅 박스만 존재한다. 그 큐빅 박스는 때로는 윤영의 발붙일 공간이 되기도하고 위태롭게 그녀를 지지해주는 징검다리가 되기도 한다. 이 6개의 미닫이 문은 극이 진행되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당당히 증명해 낸다. 물을 이용한 조명은 환상 그 자체였다.

최소한의 도구들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연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원했던 공연이고 앞으로도 이런 공연이 기대된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 연극의 원작 소설을 어중간하게 읽고 관극을 했다는 것이다. 차라리 책을 아예 안 읽거나 완전히 읽고 봤다면 또 다른 감동을 얻었을텐데 하고 후회가 됐다. 경제적 여건만 된다면 한 번 더 보고 싶은 작품이다.

이 이야길 굳이 연극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
많이 본 식상한 얘기. 드라마에서도 옛날 스타일 아닌가.
걍 주인공과 주변 상황 모두에게 혈압만 오르더라~
배우님들 연기하느라 고생이 많으셔요~

무진이 환상이라면 환영은 현실.
무진기행의 마지막 "안녕히 가십시오"와 묘하게 대비되는 환영의 "어서 오십시오."...
둘을 놓고 생각하다 보면, 무언가 먹먹한 기분이 겹쳐진다.

현실의 현실이라 평이랄 건 없고, 다시 한 번 안달내고 발버둥칠 수록 늪에서 가라앉듯 불행한 삶에서도 더욱더 가라앉게 되는 걸 느꼈습니다. 내 행복은 고사하고 그녀의 행복을 빌며 밖으로 나왔네요. 극이 아니라 삶 자체였어요.

공연을 보는 내내 극의 상황을 견디는 인물들처럼 힘이 들었었고 시간이 지나 마음이 정리가 되면서 주인공 윤영과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을 떠올리며 후기를 적습니다. 주인공 윤영의 삶은 괴롭고 끝나지 않는 가난 속에서 함께 살기 위한 선택을 하고, 또 원망을 하면서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어디로든 나아가는데, 단지 작품에서 극대화를 시켰을 뿐 극중 인물들의 삶과 우리네 인생과 다를바가 없음을 느끼기에 공연을 감상한 모든 이들이 마음이 무겁고 또한 아프게 공연장을 나섰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소설이 텍스트의 특성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무한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본 공연은 매체가 갖고 있는 시간과 공간과 물질의 유한함을 가지고 멋지게 각색하여 원작과는 또 다른 무한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미니멀하고 건조한 그레이색상의 무대, 그리고 큐브들로 무대 위 다른 무대를 만들어 파티션을 구성하고, 소품이 되어 그 어떠한 물건도 될 수 있게 하는 등의 현대 미술적인 표현도 눈에 띠었습니다. 그 어떤 사실적 표현력으로 잘 조성된 무대 세트보다도 본 작품의 배경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었던 멋진 무대였습니다. 스토리의 극적인 표현과 함께 관객들의 감정을 한계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에너지 넘치는 배우님들에게 더 크고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연극 공연이기에 대체로 일회적 감상이겠지만 이따금 삶이 힘들 때마다 고유한 경험처럼 생각이 날 것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여러방면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서 재관람을 해서 채 못 본, 놓친 부분들을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