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 한명 명품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눈물 흘리다 웃다
공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연기에 박수를 다시 한번 보냅니다.
항상 건강하고 영원할것만 같은 삶에 갑작스럽게 닥칠수도 있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도 되고 더욱 소중해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살아있을 때는 죽고 싶었는데 죽으니까 살고싶다..''
절절한 대사가 여운을 주는 연극이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어이없게 찾아온 자신의 죽음과 함께 주변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지켜보는 주인공으로하여금 웃음과 함께 슬픔을 자아냈습니다. 주인공이 서서히 죽어가는 연기를 실감나게 열연하여 더욱 극이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한번밖에 없는 인생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9 1번출구 연극제 3일
술에 취해 들어운 날 새벽에 먹은 찹쌀떡을 먹다 목이 막혀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 진현과 그 가족 이야기.
갑자기 죽은 사람과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할지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됩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인데도 배우들의 열연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된 연극입니다.

연극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잘 표현을 했을까를 생각해봤어요. 누구나 죽을 수 있는데, 솔직히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은 아련하고 너무나 멀잖아요. 너무 멀어서 나랑은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교차로에서 마주치면 그때에서야 죽음이 사실은 저쪽 이면도로에서 나를 향해 벼껴오고 있는 중이었구나 라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아요. 3일은 우리가 못내 마주치고 싶지 않은 교차로에서 우연히 죽음을 만나 내가 없는 세상을 바라보는 3일을 의미해요. (연극 초반부에 나오는 설정이고 소개글에도 나오는 내용이라 여기까지만 쓸게요) 배우분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술에 취해서 들어와서 바지를 낑낑 대면서 벗어내는 모습부터 양말을 벗어던지는 모습, 술에 취한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고모에게 늘어놓는 모습까지. 내 모습이나 동생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서 깔깔깔 거리다가 보면 어느새 죽음이 믿기지도 않게 다가와 있어요. 분명히 방금 전까지 그 능청과 익살이 관객들을 신나게 웃겼는데 이번에는 목이 턱턱 막혀서 몸을 바르르 떠는 장면에서는 내 목이 턱턱 막혀서 같이 떨리게 만들어요. 저음과 고음의 사이를 옥타브라고 한다면 이 연극은 한 3옥타브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갑갑함을 지나서 자신의 어이없는 죽음에 어처구니 없어하는 자신의 모습, 내가 미워하고 원망하던 아버지의 모습, 나를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친구의 모습이 비쳐들어요.

사실 큰 반전은 없어요. 가족은 소중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따뜻함은 가족이라는 이름, 친구라는 이름 속에 살포시 가려져 있다는 거, 그리고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라는 거, 장례에서 3일의 의미는 내가 찾지 못했던 보물들을 찾는 시간, 내가 맞추지 못했던 조각들을 맞춰나가는 시간이라는 걸 알려주는 연극이에요. 그런데 처음에도 말했지만 이게 그냥 연극이 아닌 이유는 아마도 배우분들의 살아있는 혼신의 연기와 인생의 보편적이고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이야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이것들이 시너지를 일으켜서 내 주위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만드는 연극, 무죽페스티벌 “3일”은 저에게 그런 연극이었어요.

울고웃고....많은걸 느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