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마디" (원작:류전윈 각색:머우썬 번역:오수경 연출,무대:윤시중 드라마트루그:김옥란 음악감독:박소연 의상:황연희 출연:오완우, 권제인, 신민규, 오에바다, 고은별, 이은주, 최수라, 윤혜경, 박광선, 김승태, 박한우, 김예진 제작:극단 하땅세 극장:라이트 하우스 Light House 별점:★★★★★) 2021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여덟번째 작품이다. 작년 2인극 페스티벌에서 "슈퍼 우먼" 을 봤었던 믿고 보는 극단 하땅세의 공연이다. 이번 SPAF 최대 기대작 이었는데 역시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다. 출연진에 숙경 배우님이 있었던거 같은데 안 나와서 너무 아쉬웠다. 류전원은 중국 신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원작은 "말 한마디 때문에" 의 후속작이라고 한다. 중국 소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거 읽어 보고 싶어진다. 먼저 극장 위치이다. 일반 가정집 인데, 삼선교에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도 찾아 가기가 쉽지 않았다. 하땅세 블로그에 가면 가는 길이 잘 나와 있으니 참고 하시길... 극장을 버리고 왜 이런 장소에서 공연을 할까? 극단의 특성 답게 어느 곳 에서든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스토리는 각 장면마다 짧게 연결 되어 있어서 감정이 쌓이기에는 좀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역시 하땅세 공연 답게 배우들의 움직임과 라이브로 들려 주는 연주가 너무 좋았다. 이게 좋아서 별점 1개 추가! 오브제로 사용하는 합판이 좀 아닌거 같았는데 공간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좋았던 두 장면! 스테인드글라스 표현 하는 성당 장면과 내가 좋아하는 플룻 연주 나오는 부분 이었다. 마지막의 양백순의 대사도 마음에 와 닿는다. 내년에 2부를 공연 한다고 한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공연 한다고 나와 있는데 벌써 매진이내... 하땅세 좋아 하시는 분들 취소표 기다려 보시길...

극단 하땅세의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마디’를 보러 라이트 하우스를 찾았다. 라이트 하우스는 이름처럼 ‘밝고,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집’이었다. 신발 벗고 집에 들어가니 개량 한복 차림의 배우들이 모기를 잡고 있다. 개방된 무대와 관객 사이에는 한 점의 경계도 존재하지 않아서 배우들이 준비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중국 작가인 류전윈(Liu Zhenyun)의 동명소설을 연출가 머우썬이 2막 24장으로 각색한 작품이라고 한다.
공연이 시작되면 배우들은 나무판을 가져와 관객과 무대 사이를 나누고, 상징처럼 벽에 나무판을 고정시킨 후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사람들과의 만남에 따라 직업과 이름, 삶이 변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극 중 마지막 이름인 오모세만 지금 떠오른다.)
중국 소설이 원작이다 보니 내용적으로는 ‘낙타상자’가 떠올랐다. 아마도 사회속 열심히 살고자 했던 순진한 주인공의 비극적인 삶과 변화가 비슷한 느낌을 준 것 같다.
배우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연기하고, 음악을 연주하고, 소리도 만들어 내며… ‘집’을 주인공이 살았던 공간으로 만들어 낸다.
중간중간 깨알같은 코믹한 연출은 집중해서 보다가 피식피식 웃게 만들었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주인공이 우씨 가족들에게 복수를 하러 가는 장면이었다. 집의 안과 밖을 잘 활용해 긴장감을 준 부분이 좋았다.
워낙 긴 장편 소설이어서 2021년에는 주인공이 우씨부인을 찾아 떠났다가 그곳에서 깨달음을 얻는 부분에서 끝났다. 아마도 2022년에는 그가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 그려질 것 같은데… 그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하다.
이번 작품은 하땅세만의 연출적 특징들이 잘 들어나면서도 ‘집’이라는 공간을 참 잘 활용한 것 같다. 이후의 이야기를 보러 다시 한번 라이트하우스 방문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