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프오젝트 팀의 전락과 파랑새 공연을 2023년 마지막 날에 볼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너무 순수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작품이에요. 반대로 전락은 내 안의 그림자를 마주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정말 여운이 아직도 남아요. 여전히요. 틸틸과 미틸과 떠나는 여정 너뮤 즐거웠습니다.

연극에 인생을 바친다는 문구가 의미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을 길어다가 다른 어딘가에 쏟는 것이 아니라 인생 안에서 연극이 나오고 연극이 인생을 내 안에서부터 끌어낸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연극

연극 ''파랑새''는 벨기에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틸틸과 미틸의 이야기, 파랑새를 찾아 떠나는 두 남매의 이야기다.

소설을 무대화하는 작업을 자주 하는 양손은 이번엔 이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파랑새를 찾아떠나는 이야기,

동화를 직접 읽지 않았더라도 흘러가는 이야기로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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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틸틸과 미틸은 침대에 누워있다가 요정 할머니의 방문을 맞이한다.

아픈 요정 할머니의 손녀를 위해 틸틸과 미틸은 파랑새를 찾아 떠난다.

추억의 왕국에서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기도 하고,

미래의 왕국에서 곧 태어날 동생을 만나기도 한다.

행복의 왕국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도 하고

밤의 왕국에서는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를 배운다.

이 긴 여행을 거쳐 결국 틸틸과 미틸은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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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틸과 미틸은 결국 파랑새를 찾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여행은 실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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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추억의 왕국에서는 사라져버릴 것들이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먼저 죽은 동생들과 함께 그때와 똑같은 추억을 나눈다.

사라지지만 마음 속에 언제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추억.

미래의 왕국에서는 곧 태어날 동생을 만난다. 그러나 그 동생은 곧 아플 것이고, 이내 죽을 것이다. 다가올 불행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담담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 그것이 미래.

배가 불러도 먹을 수 있는 행복과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제쳐두고서야 발견할 수 있는 건강할 수 있는 행복,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행복. 그리고 아주 거대하지만 꼭 웃지는 않는 정의롭고 싶은 행복, 남과 나누고 싶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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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틸과 미틸은 여행에서 성장한다. 앞으로의 삶에서 어떤 역경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능력, 그러니까 ''경험''을 배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끝내 여행에서 찾지 못했던 파랑새를 집 안에서 발견하고, 그 파랑새가 도망쳐버렸을 때

괜찮아, 내가 다시 찾아줄게.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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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올해 했던 연극 중 가장 좋았던 것을 뽑으라면 나는 1월에 본 양손의 파랑새를 기억할 것이다.

감히 1월의 첫째주에 그렇게 말해본다.

연극에 대해 고민이 될 때, 좋은 연극이란 무엇일까, 재밌는 연극이란 무엇일까, 아니 도대체 연극이란 무엇일까 생각이 될 때

양손은 좋은 해답을 내어준다. 빈 무대, 오직 두 배우만으로 채워지는 시간들, 그러나 꽉 찬 무대. 부담스럽지 않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에너지.

늘 감사히 관람하고 또 배우게 되는 양손의 공연. 이번에도 너무나도 추천이다.
[출처] 2024년 올해의 연극 추천 양손프로젝트 ''파랑새''|작성자 다시웃는

파랑새의 의미를 파랑만큼 찾아서 파랑만큼 파랗게 돌려주고서 파랑하고 돌아올 것이다

눈을 감고 소리만으로 이야기를 상상하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