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는 처음 경험 기대이상 다음도 기다려지는 공연입니다

2부 엔딩곡이었던 <할렐루야>야는 <레너드 코헨>의 곡으로 성경에 나온 다윗과 밧세바의 이야기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성경만큼이나 곡 자체로 사랑받고 있는 팝의 바이블이래도 과장이 없는 곡이다. 다윗은 자신의 충직한 부하였던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탐해 우리야를 전장의 선두로 희생시키고 밧세바를 취한다 . 이를 회개하고 고백하는 내용의 레너드 코헨의 <할렐루야>는 신에대한 찬양곡이라기보다 후회와 원망의 의미가 크다. 공연 내내 코믹하고도 경쾌한 안무가 이어지긴 하지만, 하이힐을 신은 코코가 등장하기도 하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이 등장하기도 하며 <할렐루야>로 귀결되는 서사를 뒷받침 한다. 어쩌면 그들은 이 무대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를 존속케 하는 <사랑>에 관한 딜레마를 전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이어진 2024 국립극장 <비보컬>의 무대는 단순히 보컬적인 테크니컬에 국한된 것이 아닌, 아카펠라에 서사를 입힌 또 다른 형태의 고퀄 뮤지컬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동이다. 신선한 충격이다. 짧은 영어지만 열심히 대답하고 미친듯이 열광하며 오롯히 몰입되어 즐겼던 <비보컬 아카펠라콘서트> 아직도 그 여운이 귓가에, 가슴에 맴돈다. 어떤 분야든 시대에 맞춰 진화되어 가고 있지만, <비보컬>의 무대는 인간의 진화에 신의 축복이 개입된, 그냥 <아멘>스러운 공연이었다.

수많은 콘서트를 접하며 훌륭함이야 어느 공연이든 우열을 가릴수 없는 감동이라 매 공연이 특별하긴 했지만, 콕 집어 기억을 떠올릴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특별함은 2004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재개관 기념 공연으로 직관했던 뉴에이지 피아티스트 '유키구라모토'의 음반 데뷔 20주년 기념 스페셜 콘서트라 늘 말하곤 했다. '인생 공연' <비보컬>의 충격은 그 때 일었던 전율을 재현한 두번째 콘서트인듯 싶다. 공연이 시작되자 3부로 이루어진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예수의 수난과 속죄를 다룬 2부 합창곡 <할렐루야>가 오케스트라 반주로 울려퍼진다. 솔로이스트의 청아한 선창으로 브라스와 팀파니에 의한 반주에 화음이 쌓이며 웅장함을 더해간다. 모든 악기연주가 비트박스로 이루어진걸 알면서도 순간 귀를 의심한다. 분명 오케스트라가 맞는데.. 영상으로 보던것보다 훨씬 더 정교해서 너무 깜짝 놀랐다. 1부 2부로 나뉘어 110분간 이어진 콘서트는 클래식,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 넘버, 팝송, 라틴팝, K팝 등 장르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서사에 비트박스와 춤, 마임으로 꽉 채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감성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게 무장해제 시킨다. 이번 콘서트의 주제는 1부 첫곡과 2부 엔딩곡이었던 <할렐루야>에 있었지 싶다. Losing My religion, locked up of heaven, Carmen in snot here, Sex Machine, Blame it on the boogie, All of me, That lonesome road, Bad Romance, Bohemial hapsody 등 다양한 장르의 곡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모두 이성과의 사랑에서 오는 감정들에 관한 레퍼토리였다.

매력덩어리 스페인 아카펠라 5인조. 노래 뿐 아니라 춤과 비트박스 등 에너지 넘치는 종합예술이다.
매년 한국에서 만났으면 하는 콘텐츠다

스페인의 유명한 아카펠라 그룹 비보컬의 아카펠라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무대 가까이에서 5명의 스페인 싱어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아카펠라 곡들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자, 5명의 남자들이 등장하여 목을 푸는 무대부터 하모니로 공연장이 가득 찼습니다. 특히 베이스 소리를 내는 멋진 멤버의 울림은 대단하였습니다.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를 첫 번째 곡으로 들려주었습니다. 뭔지 모를 경건함이 가득한 채로 다양한 장르의 아카펠라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과 맘마미아, 브루노 마스의 업타운 펑크, 엘튼 존의 서클 오브 라이프 등의 월드 팝과 빌보드 차트 히트곡들을 아카펠라로 그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하여 들려주었습니다. 너무도 익숙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불러줄 때는 관객들이 모두 환호하며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어로 자신들의 노래를 설명해 주었는데, 유머 감각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공연 중간에 관객들을 무대로 불러 그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게 하고는 그들의 CD 앨범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비트박스와 플라밍고 댄스도 하면서 노래를 불러주는데 너무 흥겨웠습니다.

곡에 맞게 코스튬도 준비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 레이디 가가의 배드 로맨스를 부를 때는 싱어가 하이힐에 장난감 치킨을 입고 나와 레이디 코코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관객과 함께 노래를 주고받았습니다. 관객들이 자신 있게 하지 못하자, 삐진 표정을 짓기도 하였습니다.

비보컬은 변호사, 뮤지컬 가수, 물리학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1995년에 결성된 이래로 전 세계에서 3000회 이상의 공연을 가진 경력이 있습니다.

환상적인 하모니, 목소리의 마술사들답게 스페인의 열정과 유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앙코르곡으로 우리나라 노래를 불러 주었는데 뉴진스의 슈퍼 샤이를 부를 때는 정말 소녀 같았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악수도 하고 인사를 하는 모습이 너무 멋진 공연 <비보컬 아카펠라 콘서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