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공간에의 고립,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순간 사이 고독에 관해 성찰할 수 있었던 시간

윤성호 연출의 ''산문이 무대 위에서 표현되는 과정을 즐겨달라''는 변이 궁금했고 매력적이었다. 그렇다면 뭐 ''고도를 기다리며''도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무튼, 또 명막있는 윤성호 작 연출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고~ 혹시, 많이 어려울까 하기 관람전 우려도 있었다.
작품은 재밌다. 두 배우의 연기력이 더해지기도 했겠지만, 스놉이 재밌고, 문장들이 좋다.
아련하고 슬프더라. 지구나 화성이나 인간은 어디서나 외로운 것인가?????

''''화성에서의 나날 : 파트 1''''은 산문연극이라는 취지-극단이 내세우는 가치이니 기준을 잘 모르겠지만-가 다소 흐려진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선 화성에 불시착해 좁은 우주선 안에 낙오한 두 명이라는 설정,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우주복도 망가져 꼼짝 없이 갇힌 꼴인 상황은 연극을 시작하면 극장 출입구를 막아 무대 배경으로 설정한 이상 극중 상황에 관객이 몰입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했다. (매표소에서 퇴장이 어렵다며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신신당부한다.) 살아 남은 두 사람과 의자 일곱 개, 우주선에 같이 타고 왔지만 불시착으로 죽거나 적응하지 못한 이들을 사연이 이어진다. 벽면의 대사가 말하듯 자꾸만 생각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 생각은 자꾸만 과거를 향한다.

강희제, 백종승 배우가 연기하는 2인극은 대화가 아닌 문장으로 대사가 이어지고, 상황마다 많은 인물을 매 순간 바꿔가며 연기하는 이상 보기에는 편할 수 있으나 막힌 공간에서 양쪽으로 객석을 두고 등퇴장 없이 쉬는 순간 없이 펼치는 무대는 단연 대단한 것이다. 작/연출 윤성호의 희곡은 단편 소설로 내도 좋을 정도로 짜임새나 문장이 뛰어나다. 앞선 산문연극 첫 무대가 ''''시''''라면 이번 무대는 ''''소설''''에 비유할 수 있을텐데 한결 접근하기 편하고, 기획과 상관없이 봐도 완성도와 재미를 갖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