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로맨틱코미디가 아닌 새로운 소재의 연극.
그것도 다소 어렵고 어두울 수 있는 트랜스젠더 아들을 둔 엄마와 자식 이야기..
민감한 소재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참 잘풀어낸 연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안과 지하철밖,
한정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서 다소 지루한감이 있을법도 한데
지루할만하면 나타나는 두명의 멀티맨들의 대활약으로 정말 오랜만에 원없이 웃었다.
깨알같은 멀티맨들의 코믹연기와 호소력깊은 연기를 보여주신 엄마분.
그리고 정말 날 견딜 수 없게 만들었던 트랜스젠더 이화.
게다가 잘생긴 새아빠분..
여기에 이화의 동창분.
좁은 소극장무대를 참 적절히 잘 활용한 실용적인 무대세트.
무엇하나 나무랄데 없는 연극이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른 공연들과는 달리 티켓팅이 연극시작 30분전부터
시작된다는...괜히 일찍 가서 기다렸다;;;;
아직 입소문이 나지 않아서인지 다소 휑한 객석이 너무 마음 아팠지만..
아주 롱~런할 멋진 연극 한편을 발굴해낸 것 같아서 참 뿌듯했다
다시 보고싶은 멀티맨 2분.
앞으로 대성하세요~!!

친구가 당첨되서 보게된 공연이네요.
요즘 문화생활을 아주 잘~~ 즐기고 있는 저는
이 공연이 아직 참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왔습니다.
물론 나이드신 어머니와 성전환에 대해 고민하고 또 그 고민을 밀고나가는 의지를 보여주는 이화..
그 둘 사이의 갈등, 그리고 젊은 남자와 나이먹은 여자의 갈등
여자로 살아가고픈 남자와 그의 친구 사이의 갈등이 잘 그려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많이 부족한 세트이고 드라마 처럼 , 영화처럼 다 표현할 수 없어 아쉽지만
그게 또 연극의 매력이죠? 보고 있으면서도 저 나름대로 스스로 상상력을 발휘하게끔 만드는?
특히 지하철 문 열리는 부분.... 좋았습니다.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해요^^
성을 다룬 주제라 어찌보면 거부감이 절로 드실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지하철이란 친근한 소재를 이용해서 관객에게 부담을 덜 주면서
웃을 수 있게 하고, 에피소드를 보여준다는 것도 정말 재밌었네요!
하지만, 남자분께서 여자 목소리를 흉내내려고 하고... 그건 좀 아마 힘드셨을거에요.
듣는 ㅈㅓ도 힘들었답니다ㅠㅠ
뭔가 흐지부지..... 재빨리 끝내버리는 것 같은 스토리 탄탄하지 못한 연극이라 생각되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만. 좀 더 많이 보완이 된다면 ... 정말 괜찮은 , 그리고 특별한 주제의
그런 공연으로 입소문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비판 뿐 아니라 전 보면서 ㄱ꽤 많은 걸 느끼기도 했어요.
그 주인공이 나라면........ 이렇게 몰입하면서 항상 공연을 보기 때문에
조금 슬펐던게 사실입니다... 이런 분들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마음이 씁쓸했지만
다행히도 저는 여자이고 또 여자로 살아갈 자신만 있기에 더 다행이라 생각이 되어
그나마 우울했던 마음 달래고 또 위안을 가져갑니다..
거기서 진짜 마르셨던 분..조권 닮으신분;;;;; ㅋㅋㅋ 진짜 웃겼습니다 ㅋ
할아버지 연기에 빵터졌습니다 정말 ㅋㅋㅋㅋ 재능 제대로 키우셔서 큰 인물 되세요 꼭 ^^

3월11일 (금) 저녁 8시 공연 후기 <일상이라는 여행을 이겨내는 법, 그리고 가족>

2011년 3월 11일 저녁 8시 다소 쌀쌀한 봄바람이 부는 저녁에 대학로를 찾았다.
혜화역 4번출구에서 10분 거리는 안내책자의 설명과는 달리 '천공의 성'은 조금 찾기힘든 곳에 위치해 있었다.그리고 극장에 들어섰을 때 느껴진 그 아담한 사이즈는 참 소극장(!)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이라는 여행을 이겨내는 법, 그리고 가족>


이 연극은 '트랜스젠더'와 '가정폭력'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시종일관 유쾌한 에너지를 잃지않으며,가슴 찡한 순간에도 멀티맨들의 활약으로 웃음을 주는 것을 잊지않는다. 지하철에서 막무가내로 고개를 내밀어 억지로 내리는 억척스럽고 수다스러운 엄마(김태경 분)의 등장으로 이 연극은 시작한다. 그리고 뒤를 이어 무언가 속이 뒤틀린 듯, 뿔이 난 아들-(이지훈 분)이 등장한다. 모자관계 아니 모녀관계에 더 가까운 이 둘의 대화와 말다툼 그리고 고백과 화해로 이 연극은 진행되는데, 대화의 소재부터 어떻게 두 인물이 감정이 부딪혀가는지 혹은 갈등이 상승 하강 곡선을 그리는지 작가는 아주 세세하고 소소한 부분들까지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김성제 연출가님 정말 글 잘쓰시네요.!!) 가령, 아들이 화가 난 이유는 사실 엄마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며, 엄마는 이 아들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이 익숙하면서도 말로 다 풀어내기 힘든 감정선들을 이 연극은 활력넘치는 수다와 가슴찡한 사연 그리고 웃음까지 버무려 풀어 놓는다. 특히나 골이 난 아들의 말을 농으로 눙치며 웃음을 유발하는 엄마의 유머나 아무것도 아니라고 잡아떼며 말을 줄이는 엄마의 모습에서 정말 '우리 엄마'같은 친근함과 함께 작가의 경험이 묻어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사의 생생함이 느껴진다. 특히 '누가 이런 엄마보고 중학교도 못나와서 식당에서 설거지하는 아줌마로 알겠어.'하는 부분과 '난 바다가 싫어. 남 같잖아. 난 강이 좋아. 나 같아서.' 하는 부분에선 작가가 그저 머리로만 갈등-해결이라는 등식을 넣고 고민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알수 없는 짜증과 눈물, 엄마라는 이름이 일으키는 감정의 공명을 이 연극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지하철이라는 소재는 참 영리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하철은 우리가 거의 매일 타고 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때로는 원하지 않는 부&#46379;힘을 겪는 곳이기도 하다. 거기엔 장사꾼과 쩍벌남, 할아버지와 할머니등 누구나 다 만날 수 있는 열린 공간이기도 하며 동시에 수많은 눈들이 지켜보는 폐쇄된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우리네 이웃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가득 담긴 시대적 자화상이 되는듯 하다. (이것은 연극 '지하철 1호선'이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배우들의 등,퇴장의 용이함과 좁은 무대를 넓게 활용하는 무대장치로도 아주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연극을 보면 극 중 엄마가 '한강이 다 보이네' 그러며 감탄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난 이것이 이 연극이 전달하려는 큰 주제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일 지지고 볶고 한숨만 나오는 우리네 일상을 이겨내는 법! 그것은 우리 일상을 여행으로 변화시키는데 있지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매일 스치며 지나치는 한강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우리네 일상은 변화될지도 아니 변화를 일으킬만한 힘을얻을지도 모른다. 뭐, 변화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어떠랴, 기분이 바뀌면 된것이지 하는 깊은 삶의 긍정이 한강을 대하는 엄마의 대사엔 담겨있는 듯 하다.


불편한 의상에 화장 그리고 여자목소리로 연기하는게 썩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도 발군의 연기력으로 제대로 표현해 준 이지훈 씨와 아직 많지않은 나이에도 제대로 억척스럽고 수다스럽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열린 마음을 가진 엄마를 연기한 김태경 씨 진한 부산사투리로 극에 활기를 넣어준 최명섭씨, 대사는 거의 없었지만 훈훈한(?) 얼굴만으로 충분했던 주원 씨 그리고 극 중 누구보다도 바빴을 우리 멀티맨 오성택씨, 감초연기가 참 좋았던 이종혁씨 배우분들 모두에게 그리고 뒤에서 수고 많았을 스탭분들에게도 감사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꼭 많은 관객이 들어서 OPEN RUN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