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짐작은 했었지만, 극장에 들어서면서부터 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관객에게 말을 걸거나 뭔가 참여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물론 배우가 관객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배우와 함께 객석에 앉아있는 자체가 극에 참여하는 거긴 했지만, 그 긴장감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극중극이 결코 재밌는 소재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근래에 가장 신선하고 재밌었던 작품이었어요.
쉽지 않은 형식과 스토리에 연기하시느라 애쓰셨을 배우분들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시작전....
파격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불편한 연극이란 말을 듣고 보게 된 터라 다른 분의 표현처럼 관객을 압박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도...?!란 마음이 있었어요.

어떤 정서적 혹은 관념적 충격을 주는 연극은 아니었고요, 여러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자극이 되는 공연이었습니다. 대개 공연을 볼 때면 관찰자 입장에서 거리를 두고 보는 편이라(의도와 상관없이 자연스레) 대놓고 배우들을 구경하고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배우분이 옆에서 이야기하는 게 하나도 신경쓰이지 않더라고요.

극이 진행되는 내내 배우들 대사를 들으면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고 공감하지 못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제가 너무~ 한국인이기도 하고, 워크샾이 아니라는 거- 관객의 반응에 따라 극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느낌 때문에 그저 지켜만 봐서 새롭기도 하고 좀이 쑤시기도 했습니다.

보고 나니 반대편에서도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처음 갔을때 당황은 "19금" 이었다.

사실 형식만 알고 갔던 '디오써'였기에 뭐 야할거라도 있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요새는 왠만큼 잔인하지 않고서는 19금이 안 찍히지 않는가..ㅎㅎ)

암튼 공연 형태야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연극의 연극에 대한 도전의 형식이었다.

무대가 곧 관객석이 되는 무대란 것과 관객이라는 것의 경계를 없애는 것도 좋았다.

거의 두시간에 이르는 공연내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좋았다.

미도 배우님의 대사를 들으면 들을수록 시각적인 것을 능가하는 것이 상상력임을 느끼며

"19금" 일만도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ㅎㅎ(뭐 보신 분들은 동감하실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ㅎㅎ)

그 무엇보다 새로운 형식과 배우분들과 호흡하는 것이 좋았다.

단점은 목이 아프다는 것..ㅋ

이런 형식의 연극은 처음이라 신선했습니다..

다만 예상했던것 만큼은 관객을 압박하지 않더라구요.

생각이 많아지는 연극..

thinking of thinking
연극에 대한 연극

상황과 자신을 분리하면서 보이는 진실들

어차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불이 꺼지는 순간 풀리는 그 무방비한 표정이 좋았다.
막이 내리면 다시 그저 생활하기 위해 생활하는 현대인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희망을 말하면 단지 꿈일 뿐이라고, 현실을 말하면 특별할 것 없는 지겨운 일상일 뿐이라고,
다 알고 있다고, 어디에서도 의미를 찾지 못하고 부유했다.

지식은 알면 알수록 사람을 더 오만하게 만드는 것 같다.
사실 다 알고 있다고, 알면서 안하는 것과 아에 모르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를 멈춘 내가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