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셋트는 시원한 바닷가에 와 있는 풍경이다.

그들에게 부는 바람은 뭘까.?

현실과 꿈 환상과 실제 애매하고 모한

상황을 펼쳐놓았다고 한다.



과거의 아픈 기억 속에 기다림과 그리움이 있다.

꺼내 보고 싶지 않은 상처들

쉽게 잊혀지지도 않고 치유되지도 않지만

죽은 여동생을 그리는 오빠

그 잔잔함은 오랜 아품이 묻어나 보인다.

놀이에 대한 추억들

그 기억에서 그렇게 잊혀져만가는 추억들...

무얼 그리는 걸까.?

살아 있는것만 못하는 그리움 때문일까.?

그래도 살아 있음이 더 좋으리라

잔잔하게 부는 바람은

그 어디에도 있다

내 마음 내 기억속에...

바람이 부는 토요일 저녁, 대학로로 연극을 보러 갔다.
올해들어 자주 공연을 다니다 보니 내 호불호가 명확해져 재미없다고도 할 수 있는 묵직한 연극이 좋아졌다.
이쪽 방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그저 단순하게 공연을 보러 다니는 것 뿐이지만
이 연극을 주관하는 극단 실험극장은 문외한인 내 귀에도 설지 않은 극단이다.
연극은 내가 기대한 이상으로 좋았다.
어디선가 내면을 치유하는 심리극이라는 소개글을 읽고 보기로 작정한 것인데
너무 심각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좋은 연극이었다.

출연 배우 셋, 세트도 딱 하나. 이런 연극은 음향과 조명의 역할도 크다.
당연히 배우들의 이야기 속으로 몰입할 수밖에 없고 표정 하나 몸짓 하나 놓치지 않게 되는데
음향과 조명이 정확하게 착착 들어맞는 것을 보면서 아, 이런 부분이 수준을 결정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아도 전해지는 배우들의 사연과 내면을 보여주는 연기를 보면서
다시 꺼내보고 싶지 않은 단단한 상처도 열어 보여주고 입으로 표현함으로
그 상처로 인한 고통이 옅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교적 짧은 공연시간이 끝나니 약간 아쉬울 만큼 몰입해서 보았다.

바람 부는 날 저녁에 본 좋은 연극 바람이 분다..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잊을수 없는 기억이 있다.
지워지지 않으니 죽기전까지 같이 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아픈것이든 기쁜것이든 나쁜것이든 좋은 것이든...
만약...만약...그렇게 했더라면, 하는 생각들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지금의 내 삶이 바뀌었을까?하는...

나비효과라는 영화가 있었다.
누군가의 삶이 자신의 탓 같아서 자꾸 과거로 돌아가 상황을 바꾼다.
그렇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와보면 지난번결과보다 과히 행복하다 할수 없는...
그래서 어쩌면 시간은...인생은...흘러가는 대로 그냥 두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의 인생이 가장 행복한 인생일지도 모른다.

과거의 기억은 그것이 아픔이던 슬픔이던 기쁨이던 간에...
자꾸 꺼내어 자신을 질책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힘들다는건 어쩌면 행복한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들이 더 아프게 느껴질지도 모를일이니까...

시간이 흐르는 대로 두는것...
이것이 그냥...사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 연극이었다.

잔잔하고 사색적인 연극.
하지만 스토리 위주의 공연이 아닌지라 좀 답답한 감은 있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호연에는 박수를!

대학졸업반입니다~ 그동안 학교생활하면서 여러가지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많이 즐기지 못했네요~ 좋은 기회를 주시면 대학생활을 멋지게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