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고 막 추천하고 싶진 않구요 ^^;

나쁜 남자를 만나고 헤어진 친구한테 추천하고 싶네요.

다소 공감하면서 보게 될것같애요~

우선 OHP필름으로 구성된 배경효과가 너무 좋더라구요.

스토리자체는 생각보다 무척 노골적이고 현실적이었어요. 표현도 그랬구요.

그래서 참 내가 안고있던 기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면서 좋더라구요...


연인보다는 오래된 친구와 보기 좋을법한 극이라고 생각됩니다.

몇 년 전 입소문을 통해 알게 되어 보고싶었던 연극인데
오픈 런 공연이 아니어서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기회를 놓치고 최근 지나가다 우연히 포스터를 보고선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어 바로 예매했습니다.


관람후기가 너무 좋아서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솔직히 생각보다 썰렁한 관객석을 보고 살짝 당황했어요.
덕분에 듬성듬성 앉아 있던 관객들이 공연 전에 옹기종기 모여
아늑한(!) 분위기로 연극 볼 준비를 하게 되었지요.


객석이 썰렁해서 관객이나 배우들이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왠걸, 극이 시작되자 많지 않은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멀티맨의
능수능란함과 한쪽에서 공연 내내 잔잔한 노래를 들려준 멀티녀(?)
덕분에 주변 생각 않고 공연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남녀 주인공의 열연은 매우 당연했었구요.


솔직히 처음엔 같은 여자임에도 여주인공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모르게 마음이 먹먹해지고
극이 끝날 때는 주체할 수 없이 나오려는 눈물을 참느라고 고생한 것은,
나도 모르게 그 여자의 마음이 와 닿았기 때문이겠지요.


현재 내 옆에 있는 애인을 만나기 전,
내가 사랑했던 그 자식.
그 자식에 대한 생각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물론 지금의 애인을 사랑하지만,
그 자식도, 사랑했었으니까요.
어쩌면 지금 애인도 언젠가 '그 자식'이 될 지도 모르지요.^^;


스무살 넘어 한 번 쯤 연애를 하고 이별을 해 본 사람은
무조건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극 전후로 이벤트를 통해 선물도 많이 주고,
(사람이 별로 없던 덕분에 저와 애인 모두 선물을 받았다는....--;)
감동도 많이 받고, 생각도 많이 하게 만든,
여러가지로 수확이 큰(!) 연극입니다.

예전에 한번 본 공연
그때의 좋은 기억으로 또 봤습니다.
멀티맨도 새로 생기고 예전과 다르게 조금은 변한 공연이지만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남자와 여자 사이
우리의 이야기여서

더 공감이 가고
더 신나게 웃고
더 짠하게 다가와서
참 좋은 공연이였습니다.

자잘한 소품들을 이용한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에 감탄을 하면 본 연극
새로운 연극을 만나고 싶다면 정말 한번 봐도 후회하지 않을 공연 ^^

꽃으로 인해 시작되는 사랑....

꽃이 참 예뻤어요..

향기도 좋았네요...

한가지 아쉬운건 선물을 못 받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