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보러간 공연이었는데, 정말 대만족이었습니다.
두 피아노가 마주보고, 그것도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연주라 색다른 감도 너무 좋았고,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작게 연주하는 부분에 있어 두 피아노 화음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면 꼭 한번쯤은 가볼만한 공연인것 같아요.

공연을 예매한 것이 아직 여름도 되기 전 6월 이었다...
클래식 공연을 가 본 기억이 너무나도 가물가물 해서 충동적으로 티켓 검색을 한 후...
예매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유는 단 하나...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라는 이름 때문......


피아노 연주를 잘 듣지 않는 사람도...
클래식을 잘 모르더라도...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그 이름...

최근에는 지휘자로도 유명하지만...
그 이전에는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쌓았었다... (과거형은 잘못된 표현인지도 ;;)는 정도가 내가 가진 지식의 전부였고...

여튼 그런 명성 때문인지...
무수한 공연들 사이에서 주저없이 선택을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다가 옴에 따라 무수히 많은 좋은 공연들이 펼쳐졌지만...
그래도 그러한 공연에 굴하지 않았던 것은...
조기 예매를 해두었기 때문...
거기에 더하여 타 공연들의 어마어마한 티켓 가격에 얼어있었기 때문 정도로 해두자...


그렇게 다가온 10월 12일...
퇴근을 하고... 찾아간 예술의 전당...
항상 공연을 보기 전 마음은 너무나도 설레기 마련...

그렇게 자리에 앉아 피아노 두 대만 덩그라니 놓여 있는 무대를 지켜본다...

피아노 만을 연주하는 연주회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어떤 사람에게든 처음 경험은 중요하다...

처음 뮤지컬 캣츠를 보았을 때...
처음 인천 시향의 공연을 보았을 때...
그런 좋은 기억들은... 여전히 남아...
나의 발걸음을 공연장으로 이끌게 하니까......

문이 열리고... 오늘의 주인공...
두 명의 연주자가 들어왔다...

백발의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그리고 세련된 느낌의 보브카 아쉬케나지...

그렇게 서로 마주보고 앉아 시작된 연주...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지만...

F. 풀랑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 스크랴빈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판타지
A. 보로딘 ‘이고르 공’ 중 ‘폴로베치안의 춤’
M. 라벨 ‘어미 거위’
C. 드뷔시 ‘린다 라야’
M. 라벨 ‘라 발스’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멋졌던 연주....


내가 앉은 쪽에서 바로 보이는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의 연주 모습은...
듣는 것도 보는 것도 모두다 감동이었다...

작은 체구였지만... 부드러운 그의 몸 놀림...
언뜻언뜻 보이는 화려한 손의 움직임과 소리가 어우러질 때...

마음 속으로
''좋다... 멋지다...''
를 연발할 수 밖에 없다...

70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멋진 연주...

보브카 아쉬케나지의 연주가 패기가 있었다면...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의 연주는 그 두 대의 피아노를 아우르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비록 빈 자리가 많았고...
뜨뜻 미지근한 반응으로 인해 앵콜 곡이 단 한 곡이었더라도...
그러한 것들을 뛰어 넘어 여튼 내 눈에는 멋졌다...

아들과 함께 하는 따뜻한 모습도 좋았고...
퇴장을 하며 박수를 받는데 너무나도 부끄러워 하던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의 모습도 좋았다...
왠지 모르게 순수해 보이는 느낌?!
인간미가 느껴지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다...

공연곡을 단 한 곡이라도 잘 알았더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무수한 곡들을 다 안다는 건 불가능하니까...

물론 지식이 있다면 더욱 즐거우며, 풍성한 음악 감상의 시간이 될 수 있었겠지만...
지식에 우선하는 것이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해 본다...

단 두 대의 피아노 였지만...
그 피아노가 내는 선율은 무대를 객석을 꽉 채우더라...
소중했던 순간이었다...

피아니스트의 꿈을 꾸게 해준 아쉬케나지...

솔리스트로써의 활동을 중단한다고 했을때 다시는 피아노에 앉은 모습을 볼수 없겠구나 했다.

하지만 갑자기 아들과의 듀오 연주라니!!!

당일 아침에 알고 나는 바로 부산에서 KTX를 타고 무작정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피아니스트의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그 모습을 담기위해...

KTX의 가격의 부담으로 나는 합창석 맨 왼쪽을 예매했고,

아쉬케나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

아들과의 듀오 호흡도 잘 맞았으며,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드러나는 그의 음악성과 아름다운 소리.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는 KTX에서 나는 그 감동이 가시지 않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울 뻔했다......

다음달에는 키신과 함께오지만, 나는 이 연주는 놓치지 않고 바로 서울로 간것에 대해

후회없는 결정이었다고 확신한다.

아쉬케나지의 명성을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아들과 함께 듀오 컨서트를 열어서 그런지
좀더 일치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곡 la valse는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곡인데
아쉬케나지는 유려함 터치감으로 노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생각합니다.
다시 한국에 오면 또 관람하고 싶네요 ^^

우선 아버지와 아들의 듀오피아노라는 점과 아쉬케나지!의 연주라는 말에
3개월전부터 예약해서 보았던 공연이었다.
환절기라 기침하는 사람들이 많아;; 쉬는시간에 광고를 했을정도로.ㅋ
음악몰입에 방해가 되었던 점은 아쉽지만
공연자체는 정말 환상이었다. 두사람의 호흡이 어찌 그리 잘 맞는지
두피아노의 선율이 어우러져 정말 아름다운 강렬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정통고전음악이 아닌 현대곡들이 많아 피아노에 막 입문한 나로써는 생소했음에도
날아다니는 그들의 선율에 너무 좋았던 2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