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사실 햄릿에 대해서도 무지한 터라 사전에 원작과 가장 가깝다는 4시간짜리 영화를 미리 감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페라 햄릿은 어려웠다. 무엇보다 언어에 대한 장벽은 참기 힘든 졸음을 선사했다. 하다못해 나와같은 초짜를 위해 자막이라도 제공해 주기를 바랐건만 원래 오페라가 그런것인지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인 느낌을 받았다. 제대로 된 감상을 위해서 이제는 외국어 공부도 필수여야만 하는 것인가? 문화예술에 무지한 나조차도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의 교감이나 소통이라는 것을 안다. 하다 못해 머가 먼지 모를 현대미술도 교감과 소통을 한다. 하지만 오페라 햄릿에서 느껴진 것은 오필리어의 절규와 돌고래 다루는 듯한 소리뿐이었다. 원작과 다르다는 것은 사전에 감안한 사실이라 그러려니 하겠다. 출연진들의 필모나 공연에서 보여준 실력 또한 무지한 내가 봐도 잘한다 느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공연은 자기만족이 아니다. 열창을 했음에도 관객들이 취침을 한다면 관객의 수준만을 의심해야 할 것인가? 더군다나 유명한 오페라들처럼 사전정보가 많이 있는 것도 아니고 햄릿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여지는 작품에서 날것 그대로를 입에 넣어주는 것은 관객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하지만 오페라 자체는 괜찮았다. 햄릿의 연기에서도 훌륭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오페라의 저변확대라는 본 프로젝트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실패라 생각한다. 다른 오페라들도 이렇게 자기 중심적이라면 다시 공연장을 찾는 것은 심각히 고려해 봐야 겠다. 내년 6월에 다시 공연을 한다던데 그때는 모쪼록 고객과의 소통을 하고자 노력하는 햄릿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