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종종 벌어지는 철도 관련 사고와 지난 2003년 대구에서 벌어진 지하철 참사의 이야기를 엮은 작품이다. 서로 달라보이는 두 사건에서 연관성을 찾아내고 그로부터 의미를 뽑아내는 줄기가 하나 있고, 이 사건들에 관련된 사람들이 받았던 상처와 그것을 치유 또는 해결해가는 과정에 대한 줄기가 또 하나 있다.

우선...
영국과 대구에서의 열차 사고가 모두 막을 수 있는 것이었으며, 두 사건의 원인이 하나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기업화1가 추진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특성 때문에 유지보수가 약해져 발생한 영국의 열차 사고, 공기업이긴 하지만 사람에게 쓰는 비용을 아까워하는 한국의 특성 때문에 충분한 수의 기관사를 확보하지 않아 일어난 대구의 사고... 안전을 우선시해야하는 업종에서 그렇지 못 했을 때 어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정확하고 묘사하고 있는 작품인 것이다.
흔히 순수 vs 참여로 예술 장르들을 나누고는 하지만 어떤 작품이든 완전한 순수이거나 완전한 참여일 수가 있겠나, 모두 한 쪽엔 여기에, 한 쪽은 저기에 걸쳐놓고 있겠지. 그렇지만 이런 작품처럼 어떤 사건이나 분야에 대하여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은 언제나 참 반갑다.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더라도 ''여기, 사람이 있다'' 같이 우리 사회가 놓치지 않아야 하는 이야기를 계속 해주는 작품들의 의미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 지하철 참사를 겪고도, 그 이후에 진행됐떤 각종 지하철 노조의 투쟁에 대해서 무관심 또는 몰이해로 일관했던 한국 사회에 대하여 연극 ''철로''가 주는 의미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의미를 표현하는 방식은 좀 아쉬웠다.
작품이 다소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연극을 준비하는 사람이 영국의 철도에 대한 인터뷰를 하러 직접 영국에 간다. 그리고 이 작품의 전반부를 이 인터뷰 내용으로 채우는데, 정말 ''인터뷰''를 한다. 주인공은 객석에 앉아있고 한 명씩 무대 앞으로 와 영국의 열차 사고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인터뷰가 끝나면 주인공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도착한 날 부인이 대구에서 지하철 참사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터뷰한 내용과 대구의 일을 섞어 연극을 만들고, 이 작품을 공연하기 위하여 연습하는 과정이 후반부의 내용이다. 즉 후반부는 그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연극을 연습하는 과정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알고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아보일 수도 있는데, 작품을 처음 보는 입장에서는 좀 난해했다. 저 사람이 저기서 뭐하는 건지, 지금 배우인건지 인터뷰이인건지 극중극의 바깥에 있는 그냥 인물인건지... 그런 점이 계속 헷갈려서 이 연극 ''철로''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그리고 인터뷰 형식으로 내내 진행되는 전반부는 특성상 어떤 이야기의 줄거리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마치 어떤 잡지의 긴 인터뷰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다시 말해서, 지루하고 졸리다. 그런 진행 방식에 익숙해지고 작품의 흐름을 온전히 알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뭐랄까... 좀더 쉽게 가도 됐을 것 같았다.
영국의 철도 사고를 빗대어 한국의 지하철과 철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면, 왜 굳이 절반에 가까운 분량 동안 영국인들의 인터뷰를 ''직접'' 들어야 했을까. 그런 이야기마저 작품 속에 녹여 넣었다면, ''철로'' 자체에 좀더 집중하고 작품에서도 더 많은 이야기를 더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특히 후반부에 연극을 연습하던 배우들이 그 지하철 참사를 겪은 유가족이라는 설정이 주었던 먹먹함(또는 감동)을 생각해보면, 전반부의 늘어졌던 부분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물론 이 작품이 갖는 의의는 작게 볼 수 없다. 좀 더 오랜 시간 공연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기록...
출연 - 김은석, 방승구, 김정영, 김정호, 유병훈, 김성미, 강진휘, 성노진, 호산, 김기범, 강동수, 강동수, 문종선, 김은혜, 임성미, 양종민, 김예은. 연출/각색 - 박정희, 극단 풍경

감동뒤에 또 다른 감동을 맞보고싶습니다~~

제목처럼 철도 민영화가 빛어낸 예고된 참사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철도롤
대기업에 매각하는것이 과연 합리적인 일인지 ...

한정된 러닝타임에 모든 이야기를 풀어낼 수는 없지만
다소 피해자 관점에서만 비춰진게 객관성을 부족하게 한거같다는 개인적인 ..ㅋ
희생자와 생존가간의 미묘한 입장차이도 제게는 생소했기에 신선했어요
극구성도 인터뷰와 연극제작 사이를 오가며 제치있게 풀어냈구요 ^^

최근엔 영화만 보다가 간만에 연극보니가 확실히 감정이 말랑해진거 같아욧 ㅋ

연극 제목을 보고 마음이 끌렸던 작품
시놉시스를 보고 더욱더 마음이 끌렸던 작품

철로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연극이라는 점에
새로움을 느꼈다.
처음에 영국 철도의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사실 시작하고 몇분은 집중이 잘 되지 않았지만
이내 진자한 배우님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철도 사고, 조사, 권고....추후행동은 없고....
다시 사고, 사고 사고...

그리고는
몇년 전의 대구 지하철 사건...
우리나라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고 있자니
또 나의 욱함이 올라왔다.
돈 때문에 수많은 사람의 목숨과 맞바꿨어야 하는가?!!!
존 프레스콧과 대구시장은 정말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욱!!! 했다.
단지 그 둘만의 문제였던 것은 아니지만...

화가 나기도 하고, 사실에 대해 짜증도 나기도 했고
애잔하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살아남은 자의 고통과 유가족들의 고통은
내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완전하지 않을 것이다.

영국과 대구의 이야기가 맞아떨어지는 대사와
배우님들의 호소짙은 연기가
너무 좋았던 연극이다.

마지막에
공군 소령으로 나온 배우님의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사고와 전쟁은 같습니다."
사고와 전쟁은 돈으로 살 수 있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어나지 않도록 지켜야하는 암묵의 약속입니다.
돈과 권력의 무기화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내가 보고싶어 고른 연극이었는데
함께한 지인들도 좋았다는 엄지 척! 해주어서 더욱 좋았던 연극이다.
-함께한 지인의 한줄 감상평- 연극계의 도가니!-나도 이말에 동감!))

극 초반부터 대사가 상당합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이라던데
인터뷰를 기록하는 형식의 극이라 염두에 뒀음에도
많은 대사량이 기능하는 바는,
배우에게 버거운 짐으로 남은거같아 아쉽더군요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알것같지만
너무 정색하고 얘기한다고나 할까 ...
그래서 왠지모를 거부감이 드는거같더군요.

코믹작품도 좋지만
이런 시사적인 작품도 종종 관람하면 좋을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