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많이 준비한 흔적이 보이더군요 ㅎ
연예인 조재현 씨도 오시고 ㅋ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흔히 만우절이라면 ''거짓말''해도 되는 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萬愚節 이란 다들 바보같은 날.. 모두 바보같아도 전혀 책잡히지 않는 날.. 어쩌면 모두 바보여도 좋다.. 는 날로, 서양에도 April Fool''s Day 이외에도, 각종 바보같은 날.. 갑자기 직장 상사의 넥타이를 가위로 잘라버려도 좋은 날.. 그래서 이날은 가급적 ''바보가 아닌양'' 넥타이매고 점잔빼고 그러지 말라는 날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악의적''이라기 보다는 ''유쾌한 바보들''을 즐기는 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날 음악회도 그랬다.

어떤 미안함으로 미리부터 콘서트홀의 베토벤 석상에 귀마개까지 해 놓고, 맘껏 웃은 그런 음악회. 굳이 레파토리를 주워섬기지 않아도, 각종 솔리스트들이 기량을 맘껏 자랑도 했고, 또 음악회장에서 이날만은 기침도 맘껏, 심지어 벨소리로 환상소음곡까지 연주하는 데야 더이상 유쾌하지 않을래야 그럴 수 없는 음악회였다.

구자범의 연주회는 그래서 늘.. ''관객''을 제일로 배려하는, ''관객''에게 그 음악의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이 즐거움과 감동을 자기네들끼리 주체할 수 없어서 터져나오는 그런 음악회라는 생각이 든다. 즉, 고전음악이 더이상 어떤 특권층, 엄숙하고 폼잡기 좋아하는, 어디가서 클래식에 대해 유식한 척 주워섬기는 그런 공연이라기보다는, 상류사회의 사교장이라기 보다는 보다 친숙하고 진정한 의미의 처절함과 슬픔과 고뇌와 감동, 웃음, ''음악은 즐거운 것''이라는 이 만고의 진리를 ''전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이 날 솔리스트들의 그 현란한 전문성과 해학이 어우러졌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보는 이 음악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경기필 대단히 고맙다. 아름다운 바보들이 그리운 시대에..

기발한 기획이 돋보였던 연주회.

매니아 초보자 모두 즐길 수 있었던 행복한 하루..^^

경기필 음악회는 정말 구입한 티켓 가격의 몇배 가치를 느끼고 돌아옵니다. 정성 가득하게 잘 차려진 한 상을 받는 기분이에요.

내 생애 최고의 클래식 공연..!! 아이폰벨소리교향곡에 캉캉추면서 캉캉연주하는 오케스트라라니!! 노다메와 디즈니 저리가라 할 정도로 유쾌하고 끝내주는 공연이었어요. 매년가고싶네요. 프로그램 사전비공개 기대치에 못잖는내용이었습니다. 백분이 짧게느껴졌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