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충격적이기도 하고..느글거리게도 한..ㅋ

즐길수 있는 연극

후기가 다소 늦어졌지만,
이석준님의 막공으로 보았습니다.

최문덕님이나 전병욱님의 모습도 궁금했지만,
이석준님이 연기하는 강진우도 많이 궁금했던터라^^;

영국에서 보았던 데이비드 쉼머의 썸걸즈와는
또 어떻게 다를지도 궁금했구요.(그때는 솔직히 데이비드를 보기 위해 보았던 썸걸즈
였던건 사실이지만 ㅜㅜ)

누구나 다 말하듯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역시 이석준님!! 기대 이상으로 너무 얄밉지만 매력적인 강진우였습니다ㅜㅜ

ㅎㅎㅎㅎ

네명의 여자배우들 연기 진짜 잘 하시더라..별 무대장치의 변환 없이도 지루하지 않았다

일시: 8월 9일 토요일 18시

장소: 정미소 극장

배역: 이석준(강진우역), 서정연(양선역), 정수영(민하역), 박호영(정희역), 김광덕(은후역)



사실 이 리뷰를 쓰면서는 고민 좀 했다. 보통 며칠 안에 리뷰를 쓰는데에 비해서 말이다.

내가 생각치 못한 깊이의 사랑이 그 이유라면 이유일까.

특히 네번째 만남에 이르러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서 몰입하기 힘들었다. 몰입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해가 안됐으려나.



극장 구조상 여주인공들이 계단에서 내려오며 시작하기 때문에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에서부터 성격파악이 가능하다. 예를들어 양선의 경우 발걸음이 경쾌하다. 표정 또한 들떳다. 설레이는 그녀가 느껴진다.

네번째 여인(은후)는 차분한 걸음을 보였으며 불륜관계이던 세번째 여인(정희)에 비해서 표정이 있어 큰 소란이 일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의사란 직업의 이미지도 한 몫했을 것이다. 허나 왠걸...첫인상과 다른 모습이 속속들이 보였다. 큰소리내어 추궁을 하고 장난치고...애당초 헤어진 연인의 앞에서 냉정하길 바라는 게 무리였을지 모른다. 누구보다 감정적이었다. 거기다가 진우는 무너지고 있었다. 초반에 당당한 유명 영화감독은 간데없고 "나쁜 사람으로 남고싶지 않아."하고 외치는 상처받은 남자만 자리잡고 있었다. 이게 재미있는 점이었다. 이 극에선 선악의 대립이 아닌 악역이라 할수있는 나쁜 남자의 감정도 인간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그래서 무너지는 그를 보며 '저 사람은 저래도 싸.' 싶으면서도 마음 한켠엔 안됐다는 맘이 드는 것이었다.



남주인공이 극을 있게한 장본인이지만(옛애인을 만나는 결혼 전 남자가 이 극의 기본 바탕이다 보니까) 이 연극을 보면 여주인공들에 더 눈길이 가는데 내가 제일 맘이 갔던 역은 민하였다.

가볍게만 보이는 그녀는 끊임없이 진우를 유혹하는데 초반엔 아무 생각없는 유혹으로 보이던 것이 진우의 사랑에 대한 갈구로 보이며 짠해졌다. 돌아갈 적에 몇 번이고 돌아보던 그 모습이 결정적이었다. 좀 돌아봐주지! 강진우, 나쁜 놈!



비록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지만 볼만한 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