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연기가 가장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 극을 이끌어야 하는 모노극이지만, 정말 최고였습니다.
평소 극단 미추에 대한 신뢰도도 두터운편이고, 김성녀 배우님도 좋아하고
또 8년째 이어오고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기대가 컸는데도 불구하고 매우 만족스럽게 관람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우리 역사의 어두운 면에 대해 소박하고 아름다운 시선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

정말 김성녀의, 김성녀에 의한, 김성녀를 위한 공연입니다.
연극에 뮤지컬에 마당놀이까지 섭렵한 배우라 그런지, 관객을 휘어잡고 몰입하게 만드는 능력이 정말 최곱니다.
원작을 우리 역사에 맞게 각색한것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고, 감동에 웃음에 교훈까지 주어서 재미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배우 덕분에 무대 공연 보는 맛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40년의 세월을 무대와 객석이 함게 어우러셔 보내고 나니, 마지막의 ''살아있다는건 아름다운것''이라는 식상할 수도 있는 노래 가사가 정말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장기공연 중인데 배우의 바램처럼 10년을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바로 토요일 날 이 연극을 보러 갔다 왔다. 가을인데도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10월 27일 날 힘겹게 왕십리 소월 아트홀을 다녀왔다. 아무래도 난 지방에서 올라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번 공연이 있었던 명동예술극장은 번화가에 있는 극장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에 소월 아트홀은 번화가 주변에 있는 느낌이라기 보단 주거지 사이에 구청 안 같은 곳에서 연극을 한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보통 내가 살던 대전은 일반적인 연극이라고 해도 번화가나 큰 극장 같은데서 공연을 보러 갔어야 했는데 서울에서는 주거지 주변에서도 연극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인상이 깊었다.
왕십리역 주변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나서 공연장에 들어섰다. 공연장 외부는 구청 같은 느낌이었지만 내부는 약간 고급스러운 느낌도 물씬 났다. 3층에 올라서서 티켓을 받아들으려 기다리고 있었는데 죽기 전에 봐야할 10대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남녀노소 불구하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연극을 보러왔다. 보통 내가 봤었던 연극이나 뮤지컬 등은 남자와 여자 그리고 연령별로 기호도 차이가 엄청 컸었는데 이번 연극은 그렇지 않아서 놀라웠다.
사실 교수님께서 1인만 나오는 연극이라는 말씀을 듣고 도대체 1인이 하는 연극이 어떤 식으로 진행을 하면 1인 연극이 사람들에게 인상을 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친구와 함께 갔는데 마냥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예정 된 공연 시간보다 10분 정도 지나서 어디선가 김성녀씨의 목소리가 나왔다. 뒤의 중간 통로에서 관객들과 같은 위치에서 처음 등장해 관객들과 배우 대 관객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대화를 진행해 자연스럽게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이 부분에서부터 김성녀씨의 연기 내공이 드러나고 극이 정말 잘 짜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1인 연극이 무대에서 그냥 시작했다면 몰입이 되기 위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었는데 김성녀씨가 관객들과 호흡을 하면서 자연스래 귀신 얘기를 꺼내면서 벽속의 요정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으로 연극을 자연스래 시작되니 관객들도 김성녀씨와 호흡을 하면서 자연스래 집중이 잘 될 수 있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렇게 김성녀씨가 4살짜리의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분장을 하면서 연극이 시작 된다. 어린아이의 시점을 통해 벽속의 요정을 얘기하면서 벽속의 요정이었던 순덕이의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을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내용인데, 연극을 진행하면 할수록 김성녀씨의 연기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이, 엄마, 아빠, 순사, 취객 등등 각종 연기를 하고 있음에도 전혀 어색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어떤 역할인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김성녀씨가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으면 당연히 그 역할이겠지 하면서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정도로 김성녀씨의 연기는 실로 엄청났다고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의 전체적인 연출을 살펴보면 연출적인 부분에서 단막극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요소가 많이 보였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김성녀씨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는데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다른 연극에서도 물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벽속의 요정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조그만 부분이 아니라 연극에서 필요한 요소로 존재하기 때문에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극의 요소에서 뮤지컬과 달리 노래가 차지하는 부분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이 연극에서는 노래가 필요한 요소로 곳곳에 들어가게 된다. 노래가 곳곳에 들어가는 것은 김성녀씨가 연극을 진행하다가 독백부분에서 살그머니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보니 연극과 자연스레 어우러지게 되었는데 노래가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되니 연극이 지루할 새가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노래가 타 연극과 달리 큰 부분이 차지하는 것과 같이 이 연극은 주연 혼자 연극을 진행하는 한계를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서 그 것을 극복하게 해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 사람이 연기하는 것을 극복하게 해준 요소는 위에서 말했듯이 김성녀씨의 연기력과 노래 그리고 또 하나는 그림자놀이 같은 인형극을 극에 요소요소에 대입했다는 것인데 이야기 속에 이야기를 김성녀씨가 순덕이의 목소리로 얘기를 해주는 부분에서 이 인형극이 들어가게 된다. 연극 속에 새로운 인형극을 도입하는 것으로 연극의 전체 내용이 길게 끌어가면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에서 새로운 요소를 대입해 조금 더 관객들로 하여금 집중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김성녀씨가 순덕이의 목소리로 이 인형극을 소개해 주는데 나에게는 순덕이의 목소리였다기보다 시골집 아랫목에서 할머니가 손자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옛날이야기를 통해 연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두 가지로 말해줄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관객들의 집중력과 내용 두가지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특별한 장치를 설치한 셈이 되었다.
연극의 내용에 대해서는 어찌 보면 어른들이 더욱더 공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조금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더 큰 공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일제 강점기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지만 한 가정의 이야기이기에 어른들은 부모님의 마음과 자식의 마음으로 그리고 우리들은 자식의 마음으로 부모님의 마음을 한 번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연극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연극의 특징은 관객들과 호흡을 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것인데 처음 부분에 김성녀씨가 객석 중간에서 나오셔서 관객들과 이야기를 하는 부분 그리고 중간 부분에서 계란을 파는 장면에서 관객석에 나가 계란을 관객들에게 파는 장면이 그 것들 중 하나인데, 김성녀씨가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도 정말 대단하였고 연극 속에 이렇게 다양한 장치를 넣어 놓은 것이 정말 대단했다. 이 장면들을 통해 관객들은 보기만 하지 않고 연극에 참여를 하게 되어서 중간에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제대로 커버해 줄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단점도 보였는데 전체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웠지만 김성녀씨가 중간에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때 그 사이 간격에 관객이 느끼는 지루함과 몰입도 방해가 있다는 것이었다. 혼자 연기 하는 이런 연극에서는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간격인데 이 간격동안 김성녀씨가 목소리만 낸다던지 아니면 다른 어떠한 장치를 놓았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 편으론 이 부분을 통해 오랜 집중을 통해 피로해진 관객들에게 조금의 여유를 준다는 의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케이블 TV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1분 후에 계속됩니다.” 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도중에 끊겨 영화에 집중을 잃게 되는 그런 느낌과 같았다. 재미없거나 지루한 연극이나 영화라면 이런 부분이 의도처럼 여유를 갖어서 좋을 수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 이 연극은 재밌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득이 되지 않고 실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연극은 연기자의 연기며 전체적인 연극적인 요소에서도 정말 대단했던 것 같다. 비록 주연 혼자 연기하는 연극의 한계에 의해 몇 가지 단점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정말 미미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혼자 연기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연극보다 더욱 집중이 잘되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된 것은 김성녀씨의 연기력과 무대 장치 그리고 연기에 곳곳에 숨어있었던 연극적인 구성이 정말 완벽히 어우러졌기에 “죽기 전에 꼭 봐야할 10대 연극” 안의 한 작품으로 들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또 다시 한 번 보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도 반드시 추천해 주고 싶은 그런 연극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김성녀님의 모노드라마 (벽속의요정)을 신문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어머니가 보시면서 우와~ 재밌겠다..
하시기에 보러가세요~
끊어드릴께요~ 했더니.. 아니다.. 너무 멀다....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평을 올렸는데..
당첨이 되었답니다.

바로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언제니.. 어디더라..하시는거에요~

이번주 일요일 마지막 공연을 보시고는,,
너무 재미있었다며, 실화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맞춰 공연을 해주시고,
혼자서도 힘들지만 잔잔하게 진행하고 멋있더라면서,,,

10년을 계획했다가. 이제 8년을 진행하였다고 하더라구요~
다음에 다시 하면 꼭 또 보러 가자고 하시던데요,,,

너무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해서 기분이 좋구~
멋진 공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