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공연 잘 챙겨보고있는데요~
지난번에 놓쳐서 이번엔 얼른 예매해서 보고왔습니다.
결론은 보길 정말 잘했네요~~
인간의 몸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몸짓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레퍼토리 많이 개발해서 보여주세요~
늘 기대하고 있겠습니다..ㅎㅎ

4월쯤 오래간만에 볼만한 무용공연을 찾던 중 임진왜란 시절 나라를 위해 몸바친 용기있는 여인 논개를 주인공으로 한 그대, 논개여!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리, 명성황후 등 한국적인 소재나 애국심 불타오르게 하는 공연을 정말 좋아하는 저로서는 망설일 여지가 없었습니다.
작년에 공연관람 하신분들 블로그를 찾아보니 상당히 호평받는 작품이었습니다.
적어도 그대, 논개여라는 작품만 봤을때는 예매해놓고 몇달씩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허나 문제는 공연장소.
이전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한번도 안가봤으나 평지와 다를게 없다는 객석 단차의 악명을 익히 들어왔기에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그대 논개여 주최측이 국립무용단이니만큼 나중에 다시 공연을 한다고 해도 국립극장을 벗어나지는 못할것 같다는 생각에 역시 블로그 등을 탐방한 끝에 국립극장 스태프가 직접 추천한 명당자리라는 C열 5째줄을 선택했습니다.
만의하나 앞에 키큰분이 앉아주셔서 앞사람 머리만 봐야할지도 모를상황을 대비해 통로 옆자리로 선택했는데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는;;;
막상 가서보니 단차라고도 할수 없는, 2~3cm나 될까말까한 앞줄과의 높이차에 ''헐~''하고 있던 찰나, 하필이면 제 앞줄에 저씨 두분이 앉아주셨는데 체구가 다소 크신분이 앉아주셔서 공연관람 내내 무대 한가운데가 그 아저씨 머리에 가려져서 좌우로 몸 틀어서 보고 생쑈를 해야 했습니다ㅠㅠ
무용수들 표정까지 자세히 보고싶어서 예매한 R석이 졸지에 시야방해석이 돼버린 순간이었습니다.
공연퀄리티가 아무리 좋아도 개념없는 객석구조땜에 다시 찾고싶지 않게하는 국립극장 구조에 문제의식을 전혀 못느끼는 걸까요?
지금껏 저 말고도 객석구조에 불만 토로한 관람객들 엄청 많은걸로 아는데 국가예산 엉뚱한 전시행정 하는데 쓰지말고 객석 리모델링하는데 썼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생길정도로 국립극장 객석구조는 최악이었습니다.
국립극장 접근성이 다소 불편하다는 점을 감안해 공연시작 전후에 셔틀버스를 운행하는건 참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만 공연 끝나고 싸인회에 계속 남고 싶다기보다는 늦은 시간이니 셔틀버스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후다닥 셔틀버스로 돌진하게 되는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수도 있겠지만요.


그대,논개여!라는 작품이 단순히 왜장을 끌어안고 촉석루에 몸을 던진 논개의 위인전을 뛰어넘어 복잡미묘한 내면상태까지 표현하는 작품이라는 정도는 파악하고 관람했습니다.
전문가급인 분들은 극찬하시는 논개+왜장+두사람의 페르소나 4인무가 평균적인 관람객들에게는 다소 난해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중간중간에 살짝 늘어지는 듯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스토리 전개 면에서나 군무 동선 면에서나 어수선한 부분 없이 탄탄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용수들의 기량도 훌륭했구요.
더블캐스팅인데 어느커플의 공연을 보든 후회하지 않을듯...
(참고로 저는 올해 처음 캐스팅된 송설-송지영 커플 공연으로 관람하게 됐습니다)
시간도 인터미션 없이 85분이면 집중하기 딱 좋은 분량인듯 합니다.

창작무용극인 만큼 각 장별 줄거리 요약을 띄운 자막서비스 자체는 좋았으나 전체줄거리를 처음에 다 띄워놓고 본 공연때는 각 장별 제목만 띄운건 별로 좋은발상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차라리 각 장별 소제목과 주요줄거리를 새로운 장이 시작될 때마다 차례대로 띄우는게 몰입도를 높이는데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국립극장보다 객석구조가 더 좋은 공연장에서 한다면 다시 찾아보고 싶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