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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극은 거의 처음이었는데 정말 감명깊었던 연극이었습니다.훌륭할 연기.감사합니다.

햄릿만큼이나 많은 이에게 알려져 있으면서도 잘 모르겠을 작품이 또 있을까? 많은 작품에 인용되고 있으며, 많은 작품에 언급되기도 하며, 많은 각색으로 연출되기도 하는 작품이 바로 햄릿같다.
근래의 연극 <웃음의 대학>에서는 햄릿과 줄리엣이라는 희화화의 소재로, 연극 <레드>에서는 신구간의 갈등에 의해 신이 구를 이기고 성장해야만 한다는 메세지의 소재로 마주친바 있다.
이처럼 햄릿은 그 존재만으로도 명불허전인데 명품배우 정보석과의 만남으로 더 빛을 발하였다.

* 총평: 소년의 모습을 한 중년의 배우 햄릿과 현대화했다지만 옛느낌이 나는 플롯 햄릿, 그 둘이 만들어낸 조합.


연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거울'' 과 햄릿의 연관성을 무대 위에 잘 담아내었다는 점이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의미를 모를 의미부여한 소재의 남용이 있었다는 점이다.
팜플렛에서 오경택 연출가님이 언급하신바, 이번 작품의 핵심적인 모티브는 "거울" 이다.
거울의 파편으로 둘러싸인 엘시노어 무대배경은 차디차고 위태롭고 위화감이 든다.
등장인물의 등장과 퇴장시 바람이 휘몰아치듯 출렁거리는 것이 마치 인간의 흔들리는 마음같다.

게다가 이 연극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도 거울과 관련된 부분이라 그러한 연출이 더욱 마음을 두드렸던 것 같다.

기대했던 대로 정보석 햄릿: 정보석 배우님의 다른 연극을 보지않아 비교가 어려우나 51세의 햄릿임에도 불구 청년같은 느낌을 낼 수 있는 배우구나 싶을정도로 위화감이 없었다.그의 연기경력이 극에서 햄릿의 비중이 37-39%를 차지하는데 이에 균형의 잡는데 무리가 없었고 극 전체를 관람하기에 편하게 만들어준 듯 하다. (심지어 오필리어역의 전경수배우와 20살 차이가 나는데도 위화감이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연극을 보고 나오니 명동거리 위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하얀 눈을 바라보니 햄릿의 비극이 더 핏빛으로 느껴져왔다. 2013년 마지막 관극이 이 공연이라는 것이 너무 감동스럽다.

워낙 좋아하는 배우인 정배우님인지라 두 주에 걸쳐 두 번 예매했다.
* 14일 첫 햄릿은, 너무나 어렸을 적 읽었던 햄릿인지라 새로운 극을 보는 듯이 관찰했다. 모든 시선은 쥬얼리정에게 꽂혀있었다. 정말 명 배우!!
* 21일 두번째 햄릿은, 햄릿 책을 정독한 후에 본 햄릿. 한 권의 햄릿에 현대극의 성격을 담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담은 멋진 연극이었다.

- 21일 정말 아쉬웠던 벨소리들... 인터미션 전 1부 절반을 통째로 날려버릴만큼 정신이 없었다. 관객들은 그렇다 치고라도 배우님들의 감정몰입에 굉장히 방해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 마이크 없이 하는 연극, 배우님들의 발성에 감탄했다. 너무나 아름답고 멋졌다. 역시 관록이랄까.
- 정배우님의 모든 몸짓 하나하나가 햄릿이 된 듯 굉장히 품위있고 멋졌다. 손목을 이마에 대는 ....
- 선대 햄릿역을 하신 배우님께 존경의 박수를!!!! 진짜!! 대박!!
- 21일 내 왼쪽에 있던분은 꾸벅꾸벅 졸았고, 오른쪽에 있던 커플은 선대햄릿이 나체로 출연했는지에 대해 대토론장을 여셨다. 하아

*정말 다시 보고 싶은 작품. 너무나 멋졌던 작품.

너무나 비극적이고 우울하지만 우울하지 않은 극이었다.
연극이라기엔 굉장히 길었고 인터미션도 있었다.
정배우님은 한 극에서 백가지 색깔의 연기를 보여주셨다.
중극장이라고 불릴만한 공연장에 배우들은 모두 마이크를 차지 않고 발성했다.

그냥 다 필요없고 햄릿을 다시 읽어야겠다. 새로 읽고 다음주에 다시 봐야겠다...

진짜 너무 좋았다.
오늘 커튼콜은 박수소리가 유난히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