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갔던 음악회는 ‘2015스프링실내악축제-2007’이다. 친구랑 같이가고싶었지만 너무 비싸서
혼자 가게되었다. 공연장에 들어섰을 때, 강단 위에는 아주 큰 클래식피아노 1대가 떡하니 버티고있었고 그 모습을 옅은 주황색의 조명이 비추고 있는데 그렇게 크고 아름다운 피아노를 직접 눈으로 보는건 처음이었다. 어찌됐든, 시간이 되자 첫 무대는 ‘포레/4개 손의 피아노 연주를 위한 돌리 모음곡’을 Jeremy Menuhin교수와 무키-리교수가 같이 하나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환상적인 무대였다.곡의 도입부에는 아주 가볍고,산뜻하고,조용한느낌으로 시작하다가 나중으로 갈 수록 피아노소리가 더 커지고 웅장해졌다. 잘은 모르겠지만 기승전결이 아주 확실한 곡인 것 같았고 두 명이 하나의 피아노로 연주하는데 마치 한 사람이 네개의 손을 가진 것처럼 딱딱 들어맞는 정확한 연주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 무대가 끝나고나서 바로 다음 연주자가 들어왔다. 플룻연주자인 최나경씨와 바이올린연주자인 김소옥씨,피아노의 김영호씨가 마이크를 돌려가며 자기소개를 했고,최나경씨는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받아들고서 자신이 연주할 곡인 ‘플루트,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다섯개의 소품’이라는 곡을 소개해주었다. 이 곡으로 말할 것 같으면 러시아의 5대 작곡가 중 한사람인 ‘쿠이’라는 작곡가가 작곡을 한 곡이고 이 곡에서는 플루트가 새소리로 쓰였다고 한다. 또 플루트와 바이올린이 둘다 선율악기라서 피아노와 같이 연주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경우에 속한다고 설명해주었다. 연주는 마치 어느 동산에 놀러갔는데 새가 노래하는 느낌의 곡이었다. 아마도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음악회의 모든 사람들이 새가 노래하는 듯한 플루트의 소리가 진짜 경쾌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리는 약간 배경음악처럼 들렸고 플루트는 세 악기중 가장 돋보였다. 그렇게 두번째 무대가 끝났고, 세번째 무대로 바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시벨리우스/바이올린,첼로,피아노와 하모니움을 위한 4중주 사단조’를 연주했는데 첼로라는 악기가 저음에서는 무게감을 유지하다가도 고음으로 올라가면 갈 수록 뛰어난 음색을 자랑했다. 하모니움이라는 악기는 살면서 처음보는 악기였는데 교회에서 보는 오르간의 미니버전같았고 무대에서 그리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중간중간에 필요한 화음들을 넣어주면서 없어서는 안될 감초같은 역할이었다.곡은 전체적으로 균형잡혀있는 느낌이었고,더이상 손 볼 데가 없는 잘 짜여진 구성의 곡이었다. 네번째 무대는 ‘풀랑크/<고성(古城)으로의 초대>’를 준비하는데 어렸을 때 스폰지밥에서 봤던 클라리넷연주를 듣게 된다니 기대가 많이&#46124;다. 연주는 피아노가 백그라운드를 깔아주고 클라리넷과 바이올린이 서로 대화를나누듯 주고받는 형식으로 전개되었다. 클라리넷은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한음한음이 깔끔하고 좋은 소리가 났었고 바이올린과도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네번째 무대가 끝나고 쉬는시간이 15분정도 주어졌는데 쉬는시간도 타이밍이 적절했던게 딱 1시간정도 지나고 사람들이 음악감상에 다들 조금씩 지쳐서 호응이 약간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나도 평소에 안듣던 음악을 들으려니까 졸음이 쏟아져서 잠깐 자고 일어났다. 쉬는시간이 끝나고 마지막 다섯번째 무대는 ‘슈베르트/피아노 5중주 가장조 D-667 <송어>’라는 곡이었다. 악기는 총 다섯개로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 가 있었다. 더블베이스는 엄청나게 큰 악기라서 한눈에 띄었다. 피아노는 전체적인 멜로디를 주도하고 나머지 악기들은 한번 달릴때 쭉 달리는 그러니까 조용~히 연주하다가 갑자기! 절도있는 연주를 하는 그런식이었다. 또 듣다보니까 모두가 다 아는 통화연결음을 해주었다. 계속 모르는 곡들만 듣다가 들어서 그런지 되게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나는 더블베이스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 몸체가 내 키보다도큰 180cm에 이른다고 한다. 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더블베이스는 콘트라베이스,콘트라바쓰 라고도 하며 프랑스식 운궁법과 독일식 운궁법이 있었다. 프랑스식 운궁법은 오른손의 손등이 위로 향하게하는 운궁법이며 독일식 운궁법은 밑으로 향하게하는 운궁법이었다. 내가 무대에서 본 연주자는 독일식 운궁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마지막 곡에서 다른 악기들을 다 제치고 1순위를 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웅장함’이 있다. 일단 악기 자체에서 나오는 웅장함과 악기에서 나오는 음에서도 웅장함이 묻어난다고 할 수 있다. 무대는 전부 마음에 들었고 연주자들이 연주를 진짜 즐기는 것 같아서 듣는 입장에서도 흥이 절로 났던 것 같다. 또 연주자들이 들어오고 나갈 때까지 우리가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박수밖에 없다보니 진심을담아서 오랫동안 박수를 쳐줬던 것 같았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들을 수 있는 진귀한 작품들이 좋았다... 참 좋다. 게다가 숭어는 언제나 감미롭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