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다가 혼자 죽는 사회” 세상은 늘 흉흉한 법이다. 어느 책에서 읽었다. 작가란 자신이 사는 시대를 늘 위기라고 느낀다고, 그래야만 글을 쓸 수 있다고. 작가만 그럴까. 연극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연극은 세상에 대한 환기이며 클로즈업이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들여다보았고,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무연(無緣)사회’. 연(緣)이 끊어진 사회, 즉 혼자 살다가 결국 혼자 쓸쓸히 죽어가는 사회라는 의미이다. 몇 해 전, 일본 NHK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의 제목이기도 하다. 도쿄 주변의 무연고 죽음에 대한 실상을 담은 내용이었는데, 일..

지금으로부터 일 년 뒤. 군인 연금법이 개정되었다는 것이 이야기의 배경이다. 별다른 준비나 대책 없이 그 상황에 정면으로 맞닥뜨린 가족의 선택은? 권위적인 태도로 집을 또 하나의 군대로 만들어놓은 아버지는 30년 군 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울산 효문동으로 내려왔다. 아버지는 하늘이 내린 효자 송도선생의 효행을 본받고 이 사회에 ‘효’의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효’ 강의를 하고,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사건 현장에 출동하여 참견할 정도로 아버지는 정의롭고 오지랖도 넓다. 어느 날, 시집간 첫째 딸이 남편과 함께 집으로 오는데 사위가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