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여름
옛기억이 나는 잔잔한 동화같은 이야기 입니다
예전 나의 외가집에 가서 잔디밭에 누워 별을 보던 기억 겨울에는 고드름을 따먹기도 하고 고드름으로 칼싸움 하던 기억도 나고, 여름에는 그물로 물고기 잡던 기억도 나고~~
그시절에 많이 들었던 별이 빛나는 밤에, 그시절 유행한 팝송, 만화, 물가에서 물수제비 뜨던 기억들 ~~
이 연극에서 기억나는 장면은 석우와 찬우가 물수제비 뜨는 장면을 몸으로 표현을 해주셨는데 그부분이 참 재미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미래 스스로를 조숙하다 생각했고 또래 친구들과 노는게 시시 하다고 느끼던 그 시절 이야기입니다
방학이 되면 아빠는 시골에 혼자 사는 고모네 집에 미래를 보냅니다 미래는 고모랑 마음이 잘맞는 어른친구라고 생각을 합니다
고모를 통해 라디오방송 별이빛나는 밤에를 들었고 재미난 만화도 볼 수 있었고 물가에서 물수제비 뜨는것도 배웠습니다
어느날 고모친구 찬우삼촌이 서울에서 오게 되는데 미래는 고모와 찬우삼촌이 연인이 되길 바라며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10년전 고모는 찬우삼촌과 애인이었고 찬우삼촌이 고모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서울로 간 사실을 알게됩니다
찬우는 동아에게 결혼할 여자가 생겼고 장애우 형 석우를 시설에 보낼거라 말하며 너도 이동네를 떠났음 좋겠다고 말합니다
고모는 미래에게 찬우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고모가 미래야 이리와봐 라고 부르는데 미래는 오지않습니다
미래는 고모에게 너무 미안해 하며 엄마에게 전화해서 아빠가 자신을 데릴러 와 달라고 말해 달라고 합니다
그해가 미래가 고모를 본 마지막 해 였습니다
그후 고모는 그 시골집을 떠난다는 편지를 받았고 고모와 연락이 끊겼습니다
어른들의 비밀을 안다는건 아무리 조숙한 미래라도 감당하기 어려웠을것 같습니다
옛추억에 잠기게 하는 연극이었던거 같습니다
배우님들의 케미도 좋았습니다
국민학교보다 초등학교가 더 익숙한 요즘, 국민학교를 다녔던 미래를 만나 무척 반가웠다. 여자아이답게 야무지고 똑똑한 미래가 어른들에겐 당연히 귀찮은 존재. 왜냐하면 세상 모든것이 궁금한것 투성이기 때문이다. 그런 미래의 여름방학 이야기를 30살이 된 미래가 이야기해주는 연극 미래의 여름.
시작부터 꼬맹이 미래에게 부러운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젊은 고모. 미래에게 유일한 어른친구인 고모는 사실 어른들 사이에선 이상한 어른일뿐이었다. 그럼에도 어린시절 언니 혹은 친구같은 고모나 이모가 없었던 다는 미래가 그저 부러울뿐이다. 어찌되었든 미래에게 고모의 존재는 다른 어른들과 달리 자신의 말을 무시하지도 않고, 이것저것 신기한걸 많이 알려주니 이상하게 여겨질리 없다. 오히려 다른 어른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괜찮은 친구였던 것이다. 방학만 되면 자신을 조금 귀찮아하는 부모님이 시골에 있는 고모에게 보내주는것이 가장 신나는 미래. 특히 고모와 있으면 자신이 제법 어른인것 같아 미래는 더 기뻤다. 어쩐지 시시하게 느껴지는 또래들에게서 해방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세상엔 아이와 어른은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린 흔히 연륜이라고 표현하는 세월을 겪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미래는 아무리 어른스럽고 친구같은 고모와 말이 잘 통한다고 해도 아이일뿐이고, 고모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기고 세상을 피해 숨는다해도 어른이다. 어느샌가 미래는 자신도 모르게 너무 깊이 고모의 세상으로 빠져들었고, 거기서 오는 낯설음을 이겨내기엔 말 그대로 아직 아이였던 것이다. 그저 고모가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길, 내게 이렇게 좋은 고모인데 남들도 알아주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했을지 몰라도 아직 미래가 모르는 세상은 많았다. 사실 고모는 애써 세상밖으로 나가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첫사랑의 실패, 자신의 전부라 믿었던 유일한 친구였던 찬우가 자신의 성공을 선택했을때 좌절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내가, 우리가 그녀의 입장이 아니니 그 상처의 깊이는 알 수 없다. 그저 욕이나 하지 않고 묵묵히 다독여주면 그걸로 된 것이다. 그런 아픔을 미래가 마주했을때, 아픔의 깊이를 알수없음은 물론이고 아직 그 마음을 이해하기엔 미래는 너무 어렸다.
결국 놀란 미래는 서둘러 서울로 돌아가버리고, 자신의 상처가 낯낯이 드러난 고모는 꼭꼭 숨어버리고 만다. 그 사건이 미래와 고모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해하기에 너무 어렸던 미래는 이전보다 더 현실을 받아들인다. 유치하고 우습게 보였던 현실이 이젠 제 또래의 아이들 눈으로 보고 느낄수 있다. 그렇게 한뼘 더 자라나는 미래. 그리고 마침내 미래가 고모의 나이가 되었을때 그녀는 비로소 알게된다. 자신이 고모의 상처따윈 안중에도 없이 어린 마음에, 그저 남들과 같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그녀를 영영 세상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음을. 아니 오히려 더 세상밖 저기 멀리 궁지로 몰아버렸음을 알고 나서야 뒤늦게나마 고모에게 사과한다. 물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순 없지만, 고모를 향해 사과하는 미래의 울먹임이 어찌할바를 몰라 더 마음이 아팠다.
제목에서 전해지는 내용에 대한 느낌과 연극이 시작 되었을때 그리고 조금씩 이야기가 흐르면서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 매 순간 조금씩 적응 필요했던것 같다. 국민학교, 물수제비, 정겨운 시골의 모습 등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요소들과 어른들을 도맡았던 연기자분의 다양하고도 현실감있는 모습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리고 찬우의 이기심 앞에선 뭐라 말할수 없는 배신감에 고모와 함께 몸서리 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나도 찬우처럼 도망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순수하다 못해 현실감이 떨어지는 미래의 고모가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다. 작은 무대를 잘 활용해 한적한 시골마을을 상상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한 점이 흥미로웠고, 손잡고 걷는 모습이나 물수제비를 뜨는 모습 등 순간순간 특성을 잡아낸 실감나는 표정과 연기가 더 흥미롭게 했다.
평범한 어린시절을 떠올리는 회상,정도로 생각했던 연극이 문득 지금의 날 혹은 주변의 누군가를 보고있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더 짠했던 연극 미래의 여름. 어쩐지 잘 곱씹어보면 나의 소싯적 어느 더운 여름날, 꼭 고모가 아닌 누군가에게 의도치않는 아픔을 들추었거나 혹은 순수하다는 표현이 모자랄만큼 미련한 사랑에 마음아파하는 누군가를 알고 있는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젠 미래도 고모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미래의 고모도 조금은 덜 아파해도될 시간만큼 흘렀으니, 그들이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짓는게 아니라 슬며시 미소 지을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미래의 어린날 도란도란 고모와 이야기 나누던 그 모습을, 지금도 또 마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트위터에서 우연히 좋다는 말을 듣고 보게된 작품이었는데, 배우분들 연기도 좋고 작품자체도 좋아서 기대보다 더 좋았던 시간이었어요*_* 특히 석우 역할은 너무 잘 소화해주셔서 꼭 다시보고싶네요 헤헿 좋은 작품 감사드립니다!
커오면서 떠나보내고 멀어진 동아고모들이 생각납니다.
수많은 어린시절 영화, 음악, 방송 등등이 난무한 요즘이지만
그것들과 다르게 지금 이렇게 커버린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연극이
더 반짝였어요 저에겐..
막이 내리기 전에 볼 수 있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또 공연하면, 그때 또 만나요 꼭.
<미래의 여름>이라는 작품은 고모와 미래의 모습을 통해 기억의 무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평범하게 과거의 추억을 먹고 성장한 미래와 과거에 묶여 평생을 한 사람만을 기다린 고모의 모습을 미래의 시선을 통해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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