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님 연주 잘 봤습니다. 브람스 할때 완전 소름.. 앵콜도 2곡이나 하고..굿굿.
근데 권혁준님 연주끝나고 나가는 사람 많아서 좀 안타까웠음
그리고 연주가 너무 늦게 끝나서 오케 앵콜은 안했음좋겠다고 생각한건 처음이었음
그래도 연주자들이 더 고생이었고 수고했어요~

올 해 교향악 축제 공연 중 내가 가는 마지막 행사. 춘천시립 교향악단.

아래는 오늘의 레퍼토리.

오늘 자리는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 여섯번째 줄.

1. 핀란디아.
진짜 좋았다. 연주가 딱딱 맞고, 금관에 이어 목관으로 목관에서 현으로 이어지는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기분좋았다. 몇 년 전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핀란드가 생각나고...
오우 춘천시립교향악단 연습 진짜 많이 했는데? 오늘 공연 죽이겠는데? 하는 희망을 엄청 품었다.


2.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op.77
이런 말 좋아하지는 않지만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나 어쨌거나라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곡. 그것과 상관없이 정말 좋은 곡임에는 분명하다.
그 브람스 답지 않은 그 아름다운 선율과 감미로움.
프로그램북을 살펴보니 오늘 협연자는 30대의 젊은이.
오우 춘천시향 이렇게 연습 제대로 한대다 젊은 연주자라면 이 곡 죽이겠는데? 라고 곡이 시작하기 전 엄청 기대했다.

하지만 ㅠ.ㅠ
협연자 권혁주의 바이올린 연주가 정말 아쉬웠다. 곡의 감동을 전혀 느낄 수 없이 지루하기만 했다. 내가 전에 곡이 깡패면 좋을 수 밖에 없다고 한 말 취소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제대로 연주한 임지영이 대단했던거다.
나는 이 곡을 주로 정경화 씨와 안네소피무터 버전으로 들어왔는데, 물론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깔끔하게 연주는 해야하는 것 아닌가?
박자는 밋밋하게 늘어지고, 음은 지저분하게 나고, 정말 어느 한부분 감동을 느낄 수가 없는 상당히 허접스런 연주였다. 이 곡이 정경화 씨가 연주하던 그 감미롭고 미친듯이 아름다운 곡이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쉬웠는데, 더 황당한건 앵콜을 두 곡이나 했다. 그것도 자신의 기교를 자랑하는 곡으로. 하지만 자랑은 커녕 기교를 요하는 곳마다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밀리는 박자 때문에 부족한 실력만 더 노출한 앵콜.


3.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안그래도 피곤했던 수요일 저녁, 이미 1부 연주가 길었던데다 앵콜도 두 곡이나 해서 많이 늦어진 상황. 형편없는 브람스 연주를 듣느라 너무나 지쳐버린 컨디션. 거기에 너무나 장엄하게 깔리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처음부터 힘들거라고 예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힘들었다. 피곤하고 집중도 안되고 너무 덥고, 졸리고.
게다가 춘천시향은 핀란디아만 연습한 것인지 정말 핀란디아만 연주가 너무 좋았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시에도 그리 깔끔하지 못했던 연주는, 차이코프스키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느리고 장중한 곡을 제대로 딱딱 맞추어 연주하지도 못하면 관객은 힘들어진다.
그렇게 힘들었던 40여 분을 보내고 드디어, 종료.

늦게 끝나서 다들 피곤했는지 오늘은 유난히 박수 제대로 안 치고 우르르 집에 가는 사람이 많았다. 게다가 표를 좀 뿌린 것인지 평소 교향악 축제 공연과 다르게 오늘 공연은 정말 모든 곡의 매 악장마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쪽팔려하지도 않고 꽤 이어지던 박수들.

관객도, 연주자도 별로였던 오늘의 힘들었던 연주.
이로써 나도 2주간 다섯 차례라는 강행군의 공연관람을 마무리.

2017년에 다시보자 교향악축제.

권혁주님의 연주는 역시!!!!!!! 짱짱!!!! 앙코르도 2곡이나..
앙코르 하고 박수받고 다시 나왔다가 들어갈 때 악장 팔 잡고 가자고 이끄는 거 너무 귀여웠음
반면, 춘천시향은..... 연습이 아주 많이 필요
파트끼리도 안맞고 현악끼리도 안맞고 관악끼리도 안맞고 관현악 안맞고..... ㅠㅠ
맞는게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