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병길 선생님이 ''음악이 있는 모노드라마 푸른별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얼마전 서울 공연에 이어 다시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연극은 일제강점기에서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굴곡 많은 한국의 현대사를, 용기 있게 살아온 한 시민이자 ''광대''의 눈으로 70분간 압축해서 보여준다.
월북배우 황철과 이해랑선생의 논쟁을 보여주는가하면, 5~60년대 예술인들이 모이던 명동의 다방풍경이 그려지고, 배우를 키워온 주옥같은 동서양의 명화가 가요와 함께 등장하고, 자신의 예술론과 극단 ''신협'', ''자유''를 이어 연극계에서 지나온 발자국들이 정리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배우가 직접 쓴 극본으로, 한 사람이 연기한 것인데, 식을줄 모르는 노배우의 열정과 예술에 대한 순수한 마음가짐이 깊게 와 닿는다.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라던가? 한 편의 연극이라기보다는 한국 공연예술사의 살아있는 역사의 몇 챕터를 마주한 느낌이었다. 부디 앞으로도 좋은 무대에 많이 오르셔서 앞선 선배들을 잇는 연극계의 푸른 별로 오래오래 남으시길...

30대 초반인 저는 오롯이 따라가기 힘든 감정곡선이 있었으나
1인극으로 무대를 혼자 이끌어감에도 빈틈없이 꽉 채워진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연세가 있으셔서 인지, 아니면 제가 연기하는 배우들을 정확히 몰라서인지
대사 전달이 잘 안되고 목소리가 뭉개져들려서 몰입이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