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홀은 작고 아담했지만 공연을 선보이기에 충분했다. 무대 위에는 악기 말고 다른 장치는 보이지 않았는데 현악기만으로 그렇게 크고 풍성한 소리를 낼 수 있는지 몰랐다. 더블베이스의 낮은 음이 조화롭게 받쳐주는 걸 느낄 수 있는건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하프시코드의 선명하고 독특한 음색은 경쾌한 신선함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표정이나 몸짓이 풍부한 연주자에게 눈이 간다. 차분한 절제 속에선 감정이 드러나는게 재미있는 법이다. 앵콜을 시작하기 전 모두의 수줍은 표정들이 귀여웠다. 서정적이었던 두번째 앵콜곡이 가장 좋았다며 나가는 관객들을 뒤로한 채 나는 방금 들었던 공연을 되짚어보았다.

윌슨의 1악장은 경쾌하고 2악장에선 분위기가 반전되어 비애가 느껴졌다. 3악장에서 다시 반전해 궁중 무도회에서 나올것 같은 왈츠 느낌의 곡이 등장했는데 통통 튀는 느낌이 4악장까지 이어졌다.

슈타미츠의 2악장에서 두 명의 독주자가 주고 받는 카덴차는 애절한 사랑같았다. 격정적이고.

기대한 만큼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팜플렛을 보니 에드무지카는 다른 악단에서도 활동중이거나 출강을 다니는 분들이 많았다. 서로의 부족한 시간을 맞춰 좋은 무대를 만들어준 그들에게 감사를 전한다.